부모문제야 구구절절히 풀었다만 또 이야기를 해야겠다.
그 대단하단 부모의 사랑 특히 어머니의 사랑을 받아보지 못한 나같은 인간은 할 말이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여기다 대고 또 그래도 부모님의 사랑이 어떻고 자식이 그걸 알겠냐는 헛소리하는 인간이 없길 바란다)
어떤 모임에서도 그런 이야기가 나왔는데 나만 그렇게 당하고 산건 아니라는 것. 대놓고 말하지 못해서 그렇지 내 블로그에 비공개로 남겨놓으시는 분들도 그렇고 의외로 부모때문에 고통받는 자식들도 많다.
그게 아버지건 어머니건 말이다. 물론 좋은 부모도 많지만 사회가 자꾸 부모의 대단한 희생으로 가득한 사랑을 외치는 거야말로 강요된 이데올로기다. 우리같은 사람들은 그 분위기에 왜 내 부모는 이 모양 이 꼴인지 배로 상처받고 더한 상실감을 느끼게 된다.
사실 부모야말로 자식과 비교 이기적이다. 누가 낳아달라고 했냐? 보통 부모들이야 자식이 필요해서 대를 이어야하니까 혹은 큰 애가 외로울까봐 등등의 목적의식을 가지고 아이를 낳는다.
심지어 지난 번 영국에서 큰 애의 병을 고치기 위해서 둘째를 갖는 부모때문에 난리가 났던 적도 있지 않은 가 말이다. 서양애들은 천사가 데려다준다고나 하지 삼신할머니에게 엉덩이 세게 얻어맞고 퍼렇게 세상에 오는 몽고인종은 그래서 더 불쌍하다..
몇 일전에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었다. 나랑 친척관계에 있는 아이가 고통속에 있다는 거다. 이 놈의 내 팔자는 친구만 다양한 게 아니라 친척들도 드럽게 다양한데 그 애비가 캡 한심한 인간이고 내 사촌오빠다.
그 이야기를 전하는 올케언니 눈시울이 붉어질만큼 마음아픈 이야기더라는 거다.
그래 일단 내게 데리고 와보라고 했다.
나야 그 애를 본 적은 한 둬번 밖에 없지만 그래도 똘망똘망 눈망울을 가진 귀여운 아이로 기억하고 있다. 그 애에게도 당연히 내가 그리 낯선 인간은 아닐테니 말이다.
거기다 나야 그 애비를 너무 잘 알고 있고 같은 형태는 아니지만 역시 부모와의 어려움을 겪었던 인간이니 다른 곳에서 상담을 받는 것보다는 나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물론 그 애와 나와 어떻게 교감이 형성되냐는 게 관건인데 중2여자애에게 어떻게 어필할 수 있을 지는 좀 고민을 해봐야겠다.
자식을 낳아보지 않은 내가 자식을 낳아 키우는 부모의 어려움을 어찌 다 알겠냐만 그래도 최소한 나보다 어리고 연약한 그리고 내가 세상에 내어놓은 한 생명에 대해서는 책임을 져야할 것 아니냐.
정말 싸질러 놓고 개판치는 인간들은 다 모아놓고 좀 귀싸대기라도 갈기고 싶다.
못하는 인간들이나 사랑이란 이름하에 자식을 소유물로 생각하는 인간들이나 피장파장이다.
아이를 더 낳아야한다고 난리치시는 나랏님들이야말로 이 문제에 대해 더 심각하게 고민해야한다. 낳아만 놓으면 어쩌란 말이냐. 아이들이 제대로 자랄 수 있는 토양이 부족한데 골치아픈 인간들만 줄줄히 만들어 뭘 어쩌자는 말이냐고.
부모들도 자식들 잘되라고 한다는 그 온갖 만행(!)들이 정말 자식을 위하는 길인지 혹 자기만족은 아닌지에 대해 좀 뼈아프게 고민해봤으면 좋겠다.
만나면 자식자랑같은 거 말고 정치이야기 책이야기 혹은 청계천 이야기 아니 하다못해 그냥 드라마이야기라도 해라. 괜히 동창회다녀와서 자식들 갈구지 말고 말이다.
왜 하필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사람들이 얼굴도 본 적 없는 엄마친구 딸 며느리 혹은 아들이 되야하는 거냐고.
어떻게 자식자랑 아니 이야기를 안하고 살 수 있겠냐. 그냥 말할려면 있는 그대로만 말해라. 받지도 않은 백점 받았다고 거짓말하지 말고 주지도 않은 용돈 줬다고 잘난척 하지 말고 말이다.
그리고 부모라고 완벽할 필요가 뭐가 있냐. 부모도 실수하고 부모도 다 부족한 인간들이다. 그럼 자식에게 솔직하게 이래서 이랬다고 사과하면 된다.
약점을 드러내는 일에 너무 거부감 갖지 말자. 다 부족한 인간들끼리 어울려 사는 거다.
그리고 그지같은 인간이랑 자식때문에 참고 산다 어쩐다 하지 말고 자식에게 문제되겠다 싶으면 과감히 헤어져라. 이혼하면 더 힘들다구? 아니 아이들도 알것 다 안다. 그 아래서 고통받고 자라느니 그냥 혼자된 엄마나 아빠가 성의를 다해 키우는 게 정서적으로 더 낫다.
입양시켜 잘된 애들이야 나타나서 그래도 나를 낳아준 엄마가 고맙느니 용서하느니 그러지 날이면 날마다 쥐어터지고 모욕받고 살아봐라. 영혼에 상처난다.
젠장 제발 상처받아 인생 망가지는 인간들 좀 줄이자.
2007.10.04.서울에서..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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