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장을 봐야하는 날. 운동을 하고 장을 보면 또 배달 시간에 맞춰 집에 와야하는 관계로 오전부터 서둘러 집을 나섰다.
시장가는 길 시바공원에 남은 물기(!)를 몇 장 찍고는 장을 봐놓고 마지막 배달로 부탁을 해놓고는 신주쿠행 지하철에 올랐다.
옆으로 지나는 가봤어도 처음 가보는 신주쿠고엔 (新宿御園). 대충 감으로 어느 역을 골라 내려 지도를 확인했더니 다행히도 공원옆이다.
문제라면 이런 철창만 나타나고 공원은 없더라는 것. 이유는 이 공원은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는 곳이었다. 뭐 이백엔이면 거저다만 그래도 그렇지 이런 공원에 입장료라니..ㅎㅎ
비가 오길 바랬으나 어느 새 날은 활짝 개어버렸다.
세상에나 저 커다란 나무라니. 이건 완전히 별 세계다.
사쿠라도 사쿠라지만 이런 커다란 나무가 만드는 이 거대한 그늘. 그늘을 벗어나 저 눈부신 세계로 나가고 싶지 않은 심정..^^
사진촬영을 하시는 분들은 거의 할아버지들에 거의 필카다. 어찌나들 진지하시던지..
바닥까지 늘어지는 사쿠라가 꼭 무릉도원을 연상시킨다.
사쿠라 종류도 다양하지만 경치도 너무 아름답고 무엇보다 공기가 너무 맑다.
다들 폼이 기가막힌다..ㅎㅎ
이 황당한 사쿠라는 한 나무에서 다른 색의 꽃이 핀다
자세히 보면 이렇다..ㅎㅎ
점점 햇살은 강해지고 분위기는 딱 이렇게 되어버렸다. 제대로 어질거린다..^^;;
내가 일본을 좋아하는 이유중 하나인 사람들. 저 두 분은 친구인가본데 어쩜 둘다 똑같이 플라멩고를 춰도 될만한 치마를 입고 나타났는지..ㅎㅎ
역시나 신발까지 하얗게 차려입은 깨는(?) 커플.
한적한 곳을 찾아 갔더니만 한 할아버지가 그림을 그리고 계신다.
공원은 너무나 넓고 이 곳 저 곳에서 사진을 찍거나 식구들 혹은 친구들과 모여 도시락을 먹거나 모든 게 너무나 평화롭다.
나도 점심을 먹어야겠기에 다 돌아보지 못하고 나오는 길, 유토피아가 있다면 이런 곳이 아닐까 싶었던 날.
부처님도 그렇게 생각하시나요?
그런데 왠지 정신적으로도 허기가 지던 날. 뭔가 근사한 걸 먹고 싶었지만 찾을 순 없었고 어느 카페에서 일본식 스파게티를 하나도 남기지 않고 다 먹었다.
천국에서 현실로 돌아왔기때문인지 내가 한국인이기때문인지 복잡시러워지는 머리를 가지곤 한참을 걸었다.
그러다 발견한 재고의류판매점에서 한 벌 값으로 괜찮은 물건들도 건졌는데 기분은 별로 나아지지 않던 날.
아무래도 주말엔 좀 쉬어야겠다..(라고 생각했는데 신랑이 내일 저녁 직장동료들을 셋이나 끌고 온단다. 비행기게임하러 오는거라고 아무것도 준비하지 말라지만 그게 되냐. 거기다 소파도 안 샀는데..-_-)
2007.03.30 Tokyo에서..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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