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목요일 드디어 교황과 찰스왕이 만났는데 저 시스티나 성당에서 기도하는 모습을 내보내며 역사적인 사건이라고 난리가 났다
솔직히 뭐가 저리 호들갑인가 싶었는데 수백 년만의 말하자면 종교적 화해(?)의 현장인 거다
영국인이 아닌 사야입장에서야 감이 잘 안 오고 별일 아닐 수 있는데 영국에게는 의미가 다르겠지
솔직히 마틴 루터처럼 면죄부판매 같은 걸 반대한 것도 아니고 이혼 허락 안 해준다고 한 거라 좀 모냥은 빠진다만
BBC라서 그런가 했더니 CNN에서도 계속 주요 뉴스로 내보내고 분석하며 마구 의미를 부여하더라지
다름에도 대화가 가능하다는 메시지라나
찰스 3세가 원했다는데 기후변화 같은 대화주제도 있었다니 정치적 권력이야 없지만 이 정신 나간 세상에서 상징적 의미는 있겠다 싶다
어떤 미친놈은 기후위기는 사기라잖냐
사야는 요즘 쌓이는 화가 주체가 안되는데 저런 움직임에 희망이라는 걸 가져도 되는 걸까
사야의 뇌피셜이긴 해도 트럼프를 겨냥한 거라고 믿고 싶어진다
그건 그렇고 사야의 관심을 끈 건 저 최후의 심판 벽화
누군가 나와 저 성당에서 함께 기도하는 의미를 설명하다가 영국종교개혁 다음 해에 저 그림이 그려지기 시작했으니 얼마나 긴 시간이었냐는 거다
뭐야 그럼 헨리 8세가 미켈란젤로랑 동시대 인이었어?
찾아보니 우리의 천재가 1475년생으로 헨리 8세 보다 나이가 스무 살 가까이 많네
사야는 정말 역사에 대한 총체적 지식이 없어서 이럴 때마다 뭔가 연결이 안 되고 당황스럽다
(또 왕수인인데 미켈란젤로보다 겨우 세 살 많다는 게 뭔가 어색 ㅎㅎ)
그러고 보니 저 그림도 오백 년이나 되었다는 거네
시스티나성당은 그 문 앞까지 가보고 못 들어갔던 곳이라 참 아쉽다
뉴스화면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저 안에 서 봤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싶더라
콘클라베 영화도 그렇고 얼마 전 다시 본 굿윌헌팅 영화에서도 로빈 윌리암스가 맷 데이먼에게 시스티나성당 안에 서보면 어쩌고 하는데 괜히 심술이 나서 그래 나도 못 들어가 봤다 어쩔래, 하며 혼자 궁시렁댔다
물론 누가 비즈니스석을 사준다고 해도 지금은 가서 볼 생각이 없지만 아쉬운 건 아쉬운 것

얼마 전 누군가 이 사진을 클릭했길래 사야도 오랜만에 한참을 들여다봤다
사야는 그의 그림들은 잘 모르겠고 조각들이 참 좋다
미켈란젤로는 승질도 드러웠다던데 어찌 저리 아름다운 형상을 조각할 수 있었을까
뭐 미켈란젤로야 자기는 조각을 한 게 아니라 대리석에 갇힌 형상을 끄집어낸 거라고 했다지만 말이다
요즘식으로 말하면 둘 다 완벽한 몸짱에 나이도 그렇고 너무 이상적인 모습이긴 해도 숨이 막힐 정도로 아름답고 아이러니하게도 그래서 더 슬프다

위의 피에타와 늘 쌍으로 생각나는 캐테 콜비츠의 죽은 아들을 안고 있는 어머니
원작은 저 4분의 1 크기라 하고 원작은 못 봤지만 위의 작품만큼 완벽하고 감동적이다
(엄밀히는 콜비츠의 작품이라고 할 수는 없고 그래서 배신감도 들었다만)
여기서는 슬픔보다는 억눌린 분노 같은 게 느껴진다는 게 다를까
콜베츠는 실제로 아들을 1차 대전에서 잃었다던데 이십 년도 넘게 흘러 칠십이 넘은 나이에 저 작품을 하며 어떤 마음이었을까
하긴 작품이야 작가의 손을 떠나면 감상자와의 개인적인 교감인 관계로 무슨 생각이었냐가 뭐 그리 중요하겠냐만
몇백 년의 시간차 성별차 재료차 개인 경험차 같은 걸 다 떠나서 같은 주제가 저리 극명하게 다르게 표현되는 건 흥미롭다
가까이하기에는 너무 먼 당신들이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왠지 미켈란젤로도 콜비츠의 피에타를 봤다면 맘에 들어했을 거 같다는 생각을 혼자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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