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따뜻한 은신처

늦잠 잔 날 그리고 냥이형제

史野 2025. 7. 17. 12:26


요즘 사야 소원(?)이 딱 하루만이라도 침대에서 안 일어나고 뒹굴거리는 건데 진짜 소원이라고 해야 할 만큼 이루기가 어렵다
늦잠이라도 좀 자고 싶은데 그것도 쉽지 않다

오늘 천둥번개가 하도 쳐서 새벽에 깼는데 너무 추워서 잠을 못 자겠는 거다
전기장판도 틀고 잤고 긴 옷도 입었고 몸살감기도 아닌데 으슬으슬 어찌나 춥던지
어찌 또 잠들어 자다 깨다 했는데 시간을 확인해 보니 아홉 시 반이 넘었다
와 감동 ㅎㅎ
천둥번개도 여전하고 비도 여전하고 밖을 둘러보는데 냥이들이 안 보인다


지난 12일 11일 만에 이 놈이 나타났다
발밑에 뒹구는 놈을 만져보니 어디 다친 곳은 없던데 털은 푸석푸석 반쪽이 되어있다
궁디팡팡을 해주는데 뼈에 맞아 손바닥이 아플 정도
일 년 가까이 정말 정성껏 멕여 키웠는데 그리 굶으면서도 오지 못한 걸 생각하니 맘도 아프고 화도 나고
며칠 당파가 안 보였는데 주변에 숨어있다 상황 보고 오는 건지 알 수가 없으니 답답한 마음


이 꼬맹이 놈은 사야를 무서워하는 줄 알았는데 냅따 따라 들어와 저러니 어찌나 황당하던지
아님 지 형한테 그만큼 믿음이 있는 건가
야 임마 너랑 나랑 이런 사이 아니거든? ㅎㅎ

이 놈은 머리가 좋은 건지 당파를 기가 막히게 피해 다녀 하루이상 안 보이는 일은 없는 데다 울 호박이 뭘 먹을 때마다 자기도 달라고 울고 불고 하는 웃기는 놈


주로 이러고 안을 감시하고 있다


우짜든둥 티비틀고 아침 준비하려는데 어디서 냥이 앙앙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중간문만 닫고 현관문은 열어놓고 자는데 저리 신발장 위에 올라가 있다
문제는 꼬맹이는 내려왔는데 저 놈은 처음 올라가서인지 내려오는 법을 모르더라는 것
밑에 큰 바구니 들고 서있어서도 보고 박스를 들고 서있어도 보고 창턱에 박스를 놓아보기도 하고 아침부터 아주 생쇼를 했다


결론은 내려와 밥 먹고 저리 자리 잡으셨다


12일부터 오늘까지 6일째 두 놈이 저리 하루 종일 자고 먹고 먹고 자고 하다 저녁식사 후 쫒겨나는 일상을 무사히(?) 반북하고 있다


가끔 호박이가 올라가면 꼬맹이 놈은 놀라 피하는데 저 놈은 저리 꿈쩍도 안 한다지



그 사이 기다리던 참나리 핀다


텃밭에는 일주일전에 이미 저리 피어있던데 일조량과 온도 차이가 그리 큰건가 너무 신기

그건그렇고 천둥번개 참 무섭게도 친다
이리 오래 지속되는 것도 처음인거 같다
어제 저녁에 온 택배를 아직도 못 가지러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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