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야의 낯선 마당

태풍은 지나가고

史野 2023. 8. 11. 13:18

한반도를 종으로 관통한다는 태풍소식에 겨울에도 안 닫는 창고문도 닫고 심하게 흔들릴만한 가지도 마구 자르고 부지런히 태풍설거지를 했다



망가졌지만 가림막 겸 넝쿨식물 지지대로 쓰는 그네의자도 떼었는데 이런 떼어낸 게 더 나은 듯하여 앞으로는 그냥 안 달아야겠다


태풍피해는 저 왼쪽갈대발이 꺾인 거 하나 (오른쪽은 원래 꺾임)
무사히 지나가서 너무 다행이다

그제는 태풍 설거지 한다고 종종 어제는 마음 졸이느라 긴장
오늘 아침 일어나기도 힘들더라
시골에 살면 자연재해가 정말 무섭다

이미 인터넷에 문제기 생겨 기사가 다녀간 데다 지난주에는 티비 옮기다 와이파이가 안 되어 생난리를 친 전적이 있어서 인터넷 끊길까도 조마조마했다


거기다 저기 나무중간에 집을 지은 멍청한 새 때문에도 안절부절
새는 감기 안 걸리나 별 걱정을 다하고 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비 안 맞게 사야가 해줄 수 있는 방법이 없더라
비 안 맞는 처마밑도 쌔고쌨는데 왜 저기다 집을 지어 사야를 이렇게 짜증 나게 하는 거냐

아침에 걱정되어 살금살금 가보니 불안한 두 개의 눈동자가 있어 다행이긴 한데 무사히 부화되어도 저 불안한 곳에서 새끼를 키울 거 아니냐고 ㅜㅜ


그렇게 뽑았는데도 의외의 곳에서 결국 닭의 장풀이 피었다
이렇게 예쁘니 어찌 포기가 쉽겠냐


잎이 신기해서 안 뽑고 키운 박주가리 꽃도 피었다

잡초는 아닌데 잡초처럼 올라오는 층꽃
초반에 열심히 뽑아다 옮겨 심었는데 옮겨 심은 것들은 비실비실인데 씨가 떨어진 이곳은 잘도 자란다
문제는 저기가 길이라는 것

그건그렇고 태풍을 피해 시킨 잔디씨가 어제 온다길래 태풍이 오니 굳이 안 받아도 된다고 문자를 보냈는데 일언반구 답도 없고 나가보니 물건도 없고 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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