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따뜻한 은신처

돈 쓰는 재미

史野 2016. 2. 19. 04:24

대충 오십을 살았으니 아주 적게 산건 아니다만 어쨌든 사야가 살아보니 세상 사는 가장 큰 재미는 돈쓰는 재미인 것 같다

그 돈 쓰는 재미란 건 뭔가를 소비하고 싶을 때 주머니사정을 하나도 고려하지 않는 것, 그게 돈 쓰는 재미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니까 사야는 십년이 훨 넘는 시간을 그 돈 쓰는 재미를 느끼며 살았다

아무 걱정없이 그냥 쓰고싶은 만큼 돈을 쓸 수 있는 그 자유

물론 그건 사야가 다른 사람들과 비교하는 습관이 없어서 가능하기도 했다만 사야의 지갑엔 화수분처럼 사야가 아무리 써도 남는 돈이 늘 있었더랬다

천만원짜리 가방이 갖고 싶지 않은 사람에겐 그 천만원이 고스란히 남는다는 의미이기도 하니 아주 오해는 말고 들어주길 바란다

돈문제는 늘 오해의 소지를 남기기 쉽거든..ㅎㅎ


독일에 살 때는 그런데로 가난한 건 아니었고 아일랜드에 살 때도 쓸 돈은 충분했지만 사야가 돈맛(?)을 들이기 시작한 건 상해시절부터인데

사야가  살 당시의 상해는 돈놀음이 막 시작된 그러니까 약간 비정상적인 도시여서 사야가 살 던 집의 월세는 한국돈으로 사오백만원

두 사람이 일반중국식당에서 먹고 마시고 정말 배터지게 즐기고 나온 모든 음식값과 아이뤼시팝같은 곳에서의 맥주한 잔 값이 육십위앤 같았던 때

그러니까 사야가 육십위앤인 맥주를 한잔만 마셨겠냐고? 최소한 다섯잔이었는 데 그럼 삼백위앤.

사야랑 남편이 가끔 근사한 곳에 가서 기분좋게 밥한끼 먹으면 천위앤이 넘었는 데 그때 공무원 월급이 천위앤정도였다


이걸 더 적나라하게 이야기하면 우리 둘이 한국식으로 따지면 한 이백만원 가까이 되는 저녁을 했다는 것.

근데 그때는 남편페이가 워낙 쌨고 상해가 정말 너무 싸서 아무리 그렇게 살았더라도 돈이 남았다

그러니까 사야가 어디가서 뭘사도 되었다고


사야인생에서 가장 충격적인 경험이기도 했는 데 그때 처음으로 상해에서 한국오는 비행기를 직접 돈주고 비지니스석을 탔더랬다

그때까지 사야가 장거리 비행기를 십여번 탔을 때였는 데 짧은 거리였지만 격이 너무나 다른 데 놀랬다

뭐랄까 사야는 그대론데 아닌 사람같은 느낌이랄까


진짜 인간의 격이 다르다 아니 돈이 전부다(?)식의 생각을 갖게된 건 장거리를 비지니스로 타면서 부터이다

지금은 비행기를 안타는 삶을 선택했다만 그때 사야는 평생 한국을 왔다갔다 해야하는 운명이었으로 딱 비지니스클래스로 그 여행을 할 수 있는 재력을 간절히 원했었다

이것도 예전에 사야가 시댁방문 그러니까 독일방문을 힘들어할 때 시엄니랑 토론 비슷한 걸 한적도 있다만 정말 어쩌다 설레며 가는 여행이 아닌 이상 그 차이는 정말 크다

장거리 비지니스좌석을  못타본 분들에게는 미안하다만 가격은 세네배정도라고 알고 있는 데 느낌은 한 열배정도다.


무슨 이야기가 하고 싶었냐면

그래 그 돈쓰는 재미를 포기하고 사는 게 쉽지 않을 거 같다는 거다

얼마전 아리랑티비사장건도 있었지만 그래서들 더 악착같이 사기치고 그러는 것 같다고

사야네도 지구를 한바퀴도는 비행기표는  직접 샀다만 고향방문 그러니까 독일방문은 회사에세 공짜로 줬거든.


그래 결론은 그런거 같다

그 돈쓰는 재미때문에 다 무리수를 두는 것같다

한 번 들어가면 빠져나오기는 쉽지않은 그런 달콤한 매력이거든

물론 빠져나온 사야는 지금 잘난척을 하고 있는 거고 말이다.

돈에서도 기독교에서 빠져나오고 사야는 정말 신이야 잘났어..ㅎㅎ


절대 이해할 수 없을 거라 생각했는 데

그래 그게 돈때문이라고

사야도 경험했던 그 남들과 차별화를 하고 싶은 그 천박한 자기만족때문이라고.

원래 잘사는 놈들이야 자기것을 지키고 싶은 게 당연하겠다만 사야처럼 돈쓰는 재미를 알게 된 평민들이 스스로를 귀족화하고 싶은 욕망은 이성이나 양심이나 신념같은 걸로 잡을 수는 없어 보인다.


돈이 있어야 자식들 맛있는 것도 사주고

아니 이 니라의 인간들은 자식에게 맛있는 걸 사줬다는 것보다 그러니까 자식들이 정말 맛있게 먹었냐는 것보다 남들이 맛있는 걸 사줬다면서요? 하는 평가에 더 귀기울이고 사니까


이럴 때 사야가 세상을 향해 목소리를 낼 수 없는 아픈 인간이라는 게 참 슬프다

아 진짜 그게 전부가 아닌 데 왜 막 다들 화를 내며 이 짧은 인생들을 살아가는 건 지 사야는 모르겠다고,,

이런 젠장

사야는 술이 취한 게 아니라 술이 깨고 있네..ㅎㅎ


돈이 좋은 건 맞다고

그런데 그 돈을 소유하고 그걸 누릴려면 힘들고 고통스러운것도 맞더라고

돈이 아니라 딱 시간이 모두에게 공평한데 사람들은 그 돈때문에 시간만 팔면 좋은 데 그 아까운 시간을 파는 것도 모자라 양심도 영혼도 팔고

그게 다 돈때문이더라고

아니 이 허망한 인생에서 돈쓰는 재미라를 통해 그최소한 남들보다는 나은 인생을 살았다는 위로를 받고 싶기때문인 것 같더라고

이건희도 신격호도 지금 꼴을 보면 돈은 아무 문제가 없어보이지만..


아니라니까

살아있는 한 모든 인간들은 폼나게 살고싶어해. 그게 목사건 신부건 스님이건, 인간이 뭔가를 고민하다 성직자란 게 되었는 데 나이가 먹은 그들조차 사실은 돈쓰는 재미를 느끼며 살고 싶어한다고

그래 세상에서 가장 큰 재미는 돈 쓰는 재미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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