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밤 여덟시가 되어서야 일어났으니 마트에가는 건 또 물건너갔다
밤 아홉시넘어 가본 적도 몇 번 있지만 이렇게 추울때는 도로사정을 모르니 조심하는 게 상책
문제는 이렇게되면 오늘 일찍 일어나리란 보장이 없었다는 건데 소풍가는 날 저절로 눈이 떠지는 아이처럼 정말 오전에 눈이 확 떠졌다..ㅎㅎ
사실 눈이야 뭐 자주 뜬다만 중요한 건 컨디션인데 나름 괜찮고 햇살도 넘 좋아서 일어났다
마당에서 커피를 마시다보니 날씨가 넘 좋아서 춥긴해도 우선 불쏘시개를 좀 주울 생각이었는 데 갑자기 마트를 먼저 다녀오는 게 낫겠다싶더라는 거다.
사야는 마트가는 걸 너무너무 싫어하는 데 오죽하면 홍콩살 때 딱 두시간 쓰던 청소부를 장보러 보냈었다. 그때도 근처에 마트가 없어서 택시타고 다녀와도 한시간이 넘게 걸렸는 데 그 집안 일 대신하는게 훨 좋았다..ㅎㅎ
그러다보니 보통은 마트갈 생각으로 옷을 다 입고도 두 시간도 넘게 있다 출발하는 경우도 많은 데 오늘은 그냥 가고싶더라지.
역시나..ㅎㅎ 시동이 안걸리네.
어제까진 안 걸릴 수도 있지 않을까 싶긴했는데 막상 진짜 안 걸리니 당황스럽더라.
네시만 넘은 시간이었어도 그냥 포기하고 들어왔을텐데 시간은 겨우 두시..ㅎㅎ
출동서비스를 불렀는 데 아저씨가 주차된 차를 보자마자 이렇게 바람이 안부는 데 세워놨는 데도 안걸리냐며 놀래시는 거다
그래서 이것 저것 여쭤봤더니 휘발유차가 이런 날씨에 시동이 안걸리는 건 밧데리문제가 맞을 거라나
밧데리를 가는 게 좋지 않을까요? 물었더니 그럼 돈들잖아요.. 우문현답인가? ^^;;
몇달 전에도 시동이 안걸린 경험이 있었기에 이십분정도 걸리는 마트에 갈건데 어쩌냐니까 이 황당한 아저씨 마트주차장에 공회전을 시켜놓고 장을 보라는거다..^^;;
원래는 나가다 기름도 넣을 생각이었는 데 이걸 어쩐다. 기름이야 뭐 절박한 상황은 아닌데 도대체 어디를 돌아다녀야하나..
나가면서 생각이란 걸 좀 해보니 사야는 차를 자주 타는 것도 아니고 날씨가 금방 따뜻해지라는 보장도 없고 아무래도 밧데리를 가는 게 좋을 것 같아 공업사로..ㅎㅎ
자초지종을 설명드리고 밧데리를 갈기로 했는데 사장님 왈 ' 시동끄세요'
당황한 사야 ' 어 시동끄지 말라고 했어요' 하하하 말해놓고도 어찌나 웃기던 지..
결국 또 돈은 깨졌다만 기분은 완전 좋아서 막 백킬로넘게도 밟아보고..ㅎㅎ
차타고 어디 가는 건 넘 싫은 데 막상 나와 운전을 하면 속도내는 건 또 좋아서 그런 도로가 길었다면 부산이라도 갈 기세..^^;;
삼주만에 간 이마트라 바리바리 장을 봐 돌아왔는 데도 해가 길어지기도 했지만 아직도 해가 안 졌더라지
오버해서 불쏘시개를 주우러갈까 하다 간신히 참았다..^^;;
위에 썼듯이 좀 늦게 나갔더라면 포기하고 들어왔고 결국 내일 뭐 해결은 봤겠지만 저녁내내 마음이 불편했을텐데 잘 다 마무리를 지어서 다행이다
사야같은 초보에겐 운전자체도 쉽지는 않지만 차관리는 더 벅차다. 그래도 간김에 타이어 공기압도 높이고 겨울엔 출발하기전 공회전을 꼭 해야한다는 것도 배웠다..ㅎㅎ
그건그렇고 사야의 차에 귀신이 곡할 일이 생겼다
주행거리가 천킬로 이상 백을 했다. 지난 번 보험갱신하면서 일년간 주행거리가 짧으면 보험료를 할인해주는 뭐 그런 건가 있었는 데 앱을 깔고 사진을 찍어 보내고 어쩌고 복잡해서 포기했었다
사야는 작년에 천킬로도 안탔는 데 올해도 작년처럼 안 나간다면 사기꾼이 될 뻔 했다니까..ㅜㅜ
우짜든둥 요즘 사야가 좋아하는 말..ㅎㅎ
어쨌든 차랑 오늘 또 한뼘 가까와졌다.
사만오천정도쯤 산 차가 이젠 십칠만이 다되어가는 데 안타깝게도 그건 사야가 몬 건 아니다만 그래도 사야가 처음 샀던 차를 여전히 몰 수 있다는 건 좋다. 첫 정이었으니까.
아 차때문에, 운전때문에 여기 더이상 글을 올리지 않아도 될 날은 오려나
떠돌던 그 오랜시간동안 운전을 못한다는 게 엄청난 컴플렉스였던 걸 생각하면 좀 욕심을 내면 좋으련만 사야에겐 여전히 가까이 하기엔 너무까진 아니어도 좀 먼 당신이네.
그래도 운전그지같이 하는 인간들도 보이고 추월도 못하는 왕복 이차로에서 화물차에 바싹 붙어 끊임없이 브레이크 밟아대는 인간들이 한심해보이기도 하니 조금은 온 거겠지?
사실 이 추운 날 이 구석까지 서비스를 부른 게 관리소홀인것 같아 좀 미안했는 데 밧데리교체까지 했는 데도 또 시동이 안 걸린다면 그냥 출동서비스가 4회나 남았다는 거에 감사하려구..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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