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맛이 없어서 한시간을 고민만 하다가 밥을 볶았다
비빔밥을 좋아하긴 한다만 볶은 밥도 잘 먹는 데 그게 아닌 추억의 볶음 밥
진짜 오랫만에 김가루 참기름 깨소금 맛이 아닌 올리브기름에 편마늘 달달 볶아 채소 때려넣고 서양식 볶음밥을 해먹었다.
마늘 양파 당근 버섯 가지 시금치에 참치통조림 특별할 건 아무것도 없는 평범한 재료일 뿐이었는 데
거기에 소금후추는 기본이고 단지 오레가노만 섞어도 서양식이되더라
근데 맛있더라 추억의 맛이더라
없던 입맛이 돌아오는 게 사야에게는 엄마의 맛이더라
많을 것 같았던 접시를 싹 비웠다
그리고도 막 생각나는 건 사야가 해먹을 수 없는 음식들이더라
격한 그리움이란 건 사실 인간이었다기보다는 음식일 때가 많았다
먹어본 적도 없는 음식을 들어본 적도 없는 재료로 해보고 있는 사야가 벅차다
사야는 그냥 저런 간단한 볶음밥이나 파스타같은 걸 하며 전업주부란 삶을 살았었거든..
그래 그 격한 그리움
오레가노향기로 느끼는 사야의 십오년의 세월
잊을 수도 거부할 수도 없는 사야의 삶
오레가노의 향
사야에겐 그리움의 향이다
'7. 따뜻한 은신처'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응답하라 사야의 1994...ㅎㅎ (0) | 2015.12.13 |
---|---|
12월 12일 (0) | 2015.12.12 |
감동적인 사진 (0) | 2015.12.09 |
완전 뿌듯 ㅎㅎ (0) | 2015.12.08 |
너를 봤다 (0) | 2015.12.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