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은주가 아무리 영하로 떨어져도 봄이다
저 사진속 산수유나무엔 꽃망울이 수십개 맺혀있다
틈틈히 마당정리를 하고있는데 벅차다
그제밤엔 정리된걸 태우느라 밤중에 한시간넘게 밖에서 생고생을 했다
낮엔 숨은 불꽃이 안보여 잘못하단 산불로 번지기 십상이다.
마당이래야 이것저것 빼고나면 겨우 오십평정도일텐데 넓어도 너무 넓다
하긴 오십평 아파트를 상상해보면 관리가 힘든게 당연한 건지도..
물론 거실에 앉아 관리하지않는 수천평을 날이면 날마다 내정원인양 즐기고 사는 사람이 할 불평은 아니다만 ㅎㅎ
조만간 저 풍경속으로 산벚꽃이며 진달래며 화려한 등장을 하겠지
드디어 침실흙벽에 햇살이 걸린다
침대에 누워 햇살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보면 이상의 소설도 생각나고 이 요새같은 방이 꿈속인양 영화속인양 비현실적으로 느껴질 때가있다.
나쁘지않다..이 몽롱한 행복감
도저히 행복해할 상황이 아닌데 어쩌니 그래도 나른한게 행복한걸 ㅎㅎ
몇달동안 무기력증에 시달리면서도 우울하지는 않다는 사실이
여전히 먹고싶은 건 어찌나 많은 지 폭탄맞은 부엌에서도 개밥과 사람밥을 능숙하게 만들어내는 것도 신기하다
이럴땐 정말 거실과 주방이 분리된 이 집 구조가 어찌나 감사한지..^^;;
(그러고보면 사야는 오피스텔과 연양리를 빼곤 신기하게도 부엌이 오픈된 공간엔 살아본적이 없네.)
모르겠다 최대의 위기라 사야도 모르는 방어기제가 작용하는 지도..
그래도 그게 작용하지않아 사십년 넘게 피터지게 살았던 사야로선 그저 감사할따름 ㅎㅎ
그래 봄이다
더딘 걸음이지만 사야도 이렇게 남들처럼 삶을 살아낼 수 있으면 좋겠다
사야 인생에도 진짜 봄이 오려나
가장 예쁘고 빛나던 청춘이 아니라 사야에겐 그게 진정한 인생의 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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