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만에 낮에 눈이내렸다
장을 보러가야하는데 다른 것도 아니고 술이 떨어졌는데 그래도 내리는 눈은 어찌나 좋던 지..
어둠이내려 더이상 보이지 않을 때까지 넋놓고 바라보았다
다른 블에서 엄마가 돌아가셨다며 엄마때문이 아니라 자신때문에 울었다는 글을 읽었다
사야도 울까
아니 장례식에는 갈까
엄마랑 연락을 안하고 지내는 지금 괴롭힘 당할 일이 없으니 속 시끄러울 일도 없다만
그리고 미움이나 그리움같은 감정에서도 벗어났다만
문득문득 삶을 놓아버리고 싶을만큼 힘들땐 여전히 엄마가 원망스럽다
더군다나 여전히 친손자들까지 괴롭히며 살고있다는 이야길 들을때면 원망을너머 처절함이랄까 아님 아무리 걸어도 나올 수 없는 진흙탕을 걷는 느낌이랄까
도저히 말로 표현하기 힘든 감정에 휩싸이기도 한다
엄마가 그 모양 그 꼴인게 사야 잘못은 아니다만 그래도 올케언니나 조카들에게 너무 미안하다
그들이 당하는 그 고통이 뭔지를 누구보다 더 잘 아니까
얼마전 어떤 분이 팔자도망은 못한다고 하셔서 웃었는데 생각해보면 이런게 팔자다
왜 하필 내 조카들은 부모몰래 사탕이나 용돈을 챙기는 할미가 아니라 부모가 할미에게 제발 내자식은 그만 건드리라고 읍소하는 집에 태어난 거냐구
근데 그런 읍소를 해줄 부모가 가해당사자였던 사야는 어쩌니?ㅎㅎ
그러니까 그래 사야도 엄마가 죽으면 울까
엄마때문에 너무 울어서 그녀를 위한 눈물이 남아있는 지는 모르겠지만 물론 사야는 울거다
이런 모든 상황들이 너무 슬퍼서 사야가 할 수 있는 일도 많지 않아서 아마 울거다
계산해보니 엄마랑 연락안한 지 곧 이년
해도 안 받았겠지만 이런식으로 모든 상황을 한번씩 돌아볼 땐 또 미련이 남는다
진짜 독한 년(사야 엄마다) 죽었다 깨나도 자식에게 숙이고들어갈 수 없어 버티는 거다
왜냐 지는 다 옳고 잘났거든
정말 너무 속상하다
저 정도의 자존심이면 최소한 인생은 잘 살아야지
분열된 의식으로 살아가는 게 꼭 사야엄마만은 아니다만
까스통할배들도 집에선 존경받는 아비일 수도 있는 게 삶이겠거늘 ㅜㅜ
에미를 전혀 좋아할 수 없는 사야는 잊고있었다만 여전히 애가 닳는다
얼마나 더 산다고
제발 그대가 생각하는 그 품위말고 모든 걸 감싸안는 그 품위면 안될까
엄마 그래 나 운다
내가 내새깽이들을 사랑하는 반만이라도 사랑해주고 내가 내 새깽이들을 멕이려고 애쓰는 그 반의 반만이라도 해주지 그랬니
끝까지 그대에게 버림 받은 딸
어찌하면 당신같이 그렇게사니?
나에게 면죄부를 주고 싶어서 그래
당신도 처음부터 그런 괴물은 아니었을거잖아
정말 간절히 당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날 위해 당신을 용서하고 싶었는데
당신 인생엔 슬프게도 내 용서가 필요치않아.
그게 무엇이건 난 당신과 그 문제를 해결하고 싶었는 데
당신은 절대 용납하지않아
당신에겐 그 모두가 당신을 이해 못하는 적일 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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