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따뜻한 은신처

귀여운 오해..ㅎㅎ

史野 2015. 2. 7. 22:47

지금 고기공놈이 태국출장중이다.

어제낮에 거의 기절해서 자고있는 데 고기공놈에게 전화가 왔다.

잘때 누가 전화하면 그냥 전화기를 엎는데 해외출장간 놈이 전화를 했으니 뭔일인가 싶어 받았다.


목소리를 듣더니 자고있었던 걸 확인한 놈

뭔일있냐니까 아니라며 넘 미안해하는거다.


아시다시피 어제 사야가 아침사진을 올리질 않았냐

요즘 사야가 낮과밤이 바뀐 걸 잘 아는 놈

마침 쉬는 중이라서 블로그에 들어왔는데 아침에 글이 올라와있더라는거다.

언니가 왠일로 일찍 일어났나싶어 반가운 마음에 전화했단다..하하하

아무리 낮과밤이 바뀌었어도 그 놈입장에서는 그게 그때까지 안자다가 그 글을 올리고 잔거라고는 상상도 못한거지..^^;;


출장중인데 웃겼지만 어쨌든 자다만 잠을 마저 자고있는데 또 울리는 전화

이번엔 집에오겠다던 놈이다. 역시 자는 목소리를 듣더니 ' 오늘도 안되는거야?'

여섯시가 다되어가는 시간이라나..ㅜㅜ

솔직히 넘 피곤해서 안된다고하고 싶은 마음이 훨 컸으나 금요일이니 두시간은 걸릴거라고 하는데다 정말 더이상 이렇게 사람을 거부하면서 살면 안될 것 같아 알았다고했다.


두시간이 넘게걸려 나타난 놈 집에 들어오자마자 첫 마디가 어 누나 집 깨끗하네? 다

이 놈은 또 사야가 하도 이것저것 오지말라는 핑계를 댔더니 진짜 폐인처럼 산다고 생각했나보다..^^;;


어쨌거나 어제 그 두놈을 통해 확인한 게 뭐 새삼스러울 건 없지만 사야가 지금 절대 정.상.적.인 생활을 하는 건 아니라는 것..ㅎㅎ

인생 끝까지 이렇게 산속에 갇힌 은둔자처럼 개들과만 함께할게 아니라면 남들과 조금은 비슷한 모양으로라도 살아야할텐데 그게 쉽지가 않네

아니 솔직히 남들과 비슷하게 산다는 게 사야에겐 정말 힘이든다.



이건 좀 다른 이야기다만 오늘 울 작은언니생일이라 문자를 보냈더니 네식구가 영화보려고 한다네

26살에 동갑이랑 결혼해서 53이되도록 닭살 부부인 울 언니 그 둘도 아니고 아들내미 딸내미 같이 영화보러 갔다니 참 따뜻하달까

얼마전에 군에갔던 아들내미도 무사히 전역을 했고(세상에 사야결혼하던 해에 태어난 막내조카인데 그럼 사야는 지금 위치가 어느 정도인거니? ㅎㅎ) 딸내미는 진작에 취직해 스스로를 책임지고 있다.

큰돈은 없지만 남편 여전히 현역이라 대학등록금도 나오지 둘다 결혼전부터 교회에서 삼십년넘게 성가대를 하고 있고, 그러니까 이게 그 부부의 큰 취미생활이기도 한데 어려움이 없기야했겠냐만 그래도 저리 나이들어가면 인생 성공한 거 아닌가싶다.


똑같이 살고 싶었냐고 묻는다면 그건 아니니까 부럽다고까진 말할 수 없다만 주변에 그렇게 살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건 또 다른 위안이다.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함께사는 사람들을 위하며 신까지 믿고 감사하는 삶을 산다는 게 그리 오래 살아보지 않았어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 건 알고 있으니 말이다.


오늘도 동생놈이랑 잠시 얘기했지만 한국사람들의 삶은 너무 치열하다. 그리고 삶을 산다기보다는 남들과 비교 이 삶에서 이루고 싶어하는 것들이 너무 많다.

원해선 태어난 것도 아니고 원해서 이 세상을 떠나는 것도 아닌 어찌보면 모두에게 공평한 이 삶에서 잘 산다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아니 삶은 다 개인의 몫이니 사야에게 잘사는 거란 건 뭘까.

위에썼듯이 언니생각도 하고 역시 기독교인으로 초긍정마인드로 살아가는 동생놈까지 다녀가니 자연스레 이런 저런 생각이 든다.


사야가 여전히 자리를 못잡고 있는 관계로 더 그럴거다.

연말에 오랫만에 통화한 친구왈

너만 생각하면 진짜 저런 인생도 있구나 싶다던데,

아 진짜 사야 어떻해 살아야하니 아니 어떻해 살고 싶은 거니..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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