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야가 요즘 유행하는 말로 본방사수를 했던 이 드라마가 오늘 끝났다.
그 오랜 장정의 마지막인데 오늘 방송이 마음에 안들어 안타까왔다만 그래도 헌사(?)는 해야할 것 같다.
오십부작이나 되는 드라마를 본 건 처음인 것 같다
장장 육개월의 시간이다.
처음엔 주인공인 김옥빈의 무표정과 배경음악이 좋았고 차츰은 그 사람사는 이야기에 빠져들었다
사야주변에서 볼 수 없는 사람들이고 때론 현실감없게 느껴질 때도 있었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그 중독성있는 음악과 사람들의 이야기를 무슨 미술관에서 그림속의 나와는 다르지만 공감가는 듯한 사람들 보듯이 봤던 것 같다.
당연히 작가의 역량이겠지만 세월호같은 사고가 터져도 절대 눈하나 깜짝하지않을 사람들이 아니 욕을 할 사람들이 각자 나름은 삶을 본인들의 방식으로 진실되게 사는 모습.
이 지구상에는 아니 이 나라만으로도 인간이란 이름으로 너무나 많은 군상들이 다양한 형태의 삶을 이어가고 있다만 굳이 직접 사람을 죽이지 않아도 뻔뻔함과 비양심의 극치인 이 사회에서 반대급부로 소매치기같은 좀도둑들의 양심적인(?) 일상이 어필했던 건 지도 모른다.
이 드라마는 또 다르게 표현하자면 흔들리는 그네에서 맥주를 마시며 그냥 삶을 들여다보는 것 같은 느낌었달까.
아니 엄밀히는 비싼 아파트에서 고급음식을 먹고 매년 해외여행을 한달가까이 다니다 이젠 하루 세끼를 고민해야하는 사야를 위한 드라마였는 지도 모른다.
사는 건 결국 같다는 걸, 그리고 그 삶을 살아내는 건 결국 본인이고 그 본인만이 맞는 방식을 찾아내어 삶을 저주하건 이해하건 해야한다는 사야의 생각에 면죄부(?)같은 걸 준 드라마다.
스스로 얼마나 무식한 지 치가 떨리는 날들이기도 했는 데 그 면죄부도 드라마를 시청할 때만은 함께 받았다는 것도 맞겠다.
더 나아가 본인이 당장 병원에 가야하는 데도 울 씽이를 치료한다고 엄청난 금전적 출혈과 정성을 쏟아붓고 있는 지금 사야가 선택한 이 인생에 대한 위로도 되었다.
이게 사야인생의 한계이기도 하다만 사야는 그래도 이게 매일매일 나름은 피터지게 자신과 싸우며 이 삶을 이해하려는 노력이기도 하다.
어제, 그러니까 월요일 씽이의 발가락을 자르자는 선생님의 제안을 거부했다.
힘은 들어도 살이 돋아나고 있는 건 맞으니 차마 못하겠더라
그래, 물론 삶에대한 기대야 다 다르겠다만 산다는 게 무슨 대단한 업적을 남겨야하는 일도 아니고 아니 사야는 의지도 능력도 없고 사람도 아닌 개를 책임지며 이렇게 쉽지않은 하루가 간다.
흐느적거리는 배경음악이 깔렸던 유나의 거리가 끝난 건 유감이다.
그 드라마가 그랬다
그렇게 음악처럼 흐느적거리며 이 삶을 좀 쿨하게 살아내 볼래? 묻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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