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시간이었지만 오랫만에 승호엄마가 다녀갔다
집안을 털었는 지 포도주 다섯병에 양주 두 병 그리고 널위해 예쁜초 사놨다고 전화로 노래를 하던 초까지 들고서 말이다
예전에도 썼지만 뭐 예쁜거만보면 사야가 생각난다는 친구
초는 켜는게 목적이라고 결코 아까와하는 적이 없는 사야도 저 초는 쉽게 켜지 못할 것 같다
고맙게도 신은 사야편을 들어주셨다만 자다깨다를 반복하다 누워있는데 가슴이 너무 싸하고 아픈거다
기분도 너무 이상하고 갑자기 누군가와 통화를 하고 싶어 망설이다 그냥 일어나 커피를 준비하는데 울리는 전화
그리 일찍 전화하는 사람이 없는데 저 친구다
어찌나 반갑던지 아침부터 왜 전화를 했는 지 묻지도 않고 혼자 흥분해서는 다짜고짜 마구 신세한탄을 하는데 이 친구, 안그래도 오늘 너보러가려구..
이천 호국원에 아빠가 계셔 조만간 겸사겸사 들리겠다고는 했었지만 그게 마침 오늘이라니
지난번에도 그렇더니 딱 필요한 순간에 뭔가 채워지는 이 우연들이 신기하다
오늘은 정말 간절히 누군가를 만나고 싶었는데. 안그랬다면 오늘도 그냥 어제 기분에 묶여 괴롭기만 했을지도 모르는데.
점심때는 어제 그 친구놈도 기분 좀 나아졌냐고 전화해주고 벌써 칠년이 넘었는데도 사얀 여전히 한국이라 가능한 이런 일련의 일들이 참좋다
어쨌든 사야가 해주는 파스타나 스테이크를 무진장 좋아라하는 친군데다 동행도 있었는데 아무것도 못해주니 밥먹고 오라질않나 사야도 아는 분이긴해도 어찌나 미안하던지
이 집을 좋아라하는 분인데 오늘은 마당보고 놀래신듯.
겨울에 꼭 또 오고싶다시던데 과연 사야는 이 집에서 평범한 삶을 살게될까
지난번 친구놈에게 부탁했던 포도주가 아직은 잔뜩이다만 오늘은 친구가 가져온 포도주에 저 근사한 초 켜놓고 스스로를 좀 다독여볼까나
사야에게간다며 술 좀 가져가도 되겠냐니 승호아빠왈
ㅇㅇ씨에겐 다 갖다줘도 된다고.. 술보따리를 풀다 피식 웃음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