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애마다. 지난 금요일 밤 올케언니랑 무사고를 기원하며 고사를 지내는 중..ㅎㅎ
면허를 4월 23일에 따고 26일부터 연수에 들어갔고 30일에는 차까지 구입을 했으니 모든 준비가 끝난 셈인데 도저히 차를 끌고 나갈 엄두가 안나더라는 것.
토요일에 꼭 나가겠다고 결심에 결심을 했건만 둘째날 강사에게 혼난 것이 어찌나 큰 충격이던지 완전 의욕상실이었다. 운전은 혼나가며 배워야한다지만 그것도 사람나름이지 나같은 애는 더 주눅이 들더라.
일요일아침은 마지막연수날.
이 정신나간(?) 강사는 세상에나 나를 끌고는 자기가 바쁘다고 서울시내에서 한 곡예를 펼쳤다. 우리집에서 세검정갔다가 다시 자양동까지 가는데 사십분 걸렸다면 말다했지. 내부순환로에서 150킬로씩 찍고 (제한속도 70킬로다) 그 꾸불꾸불한 길을 120킬로로 지그재그로 달렸다.
이 강사왈. 사람들이 다 카레이서인줄 알겠어요..-_-
차와상관없이 원래 5일과 6일 일박이일동안 고기공놈이랑 백양사에 가기로 했었다. 그런데 갑자기 차를 끌고 가고 싶더라는 거다. 그래서 강사에게 차를 끌고 장성까지 가려는데 어떻게 생각하냐니까 당신실력에 뭐가 문제냐며 다녀오라는 거다. 이 강사는 부족하면 졸업도 안시키고 추가연수받으라는 사람인데 저렇게 말을 하니 용기가 생기더라는 거지.
물론 다른 사람들이야 당장 고속도로를 어떻게 타냐고 사소한 일에 목숨걸지 말라느니 정신나갔다고 생각하더라. 심지어 울 형부랑 승호엄마는 내가 장성간다고 했는데도 차마 그걸 상상을 못해서 설악산 연수간줄 알았다나..ㅎㅎ
일요일 작은형부에게 차를 체크받았더니 엔진좋다는 거다. 형부가 자동차회사에 다니니 당근 믿음이 가고 고기공놈에게 확인을 해보니 내차를 타시겠다네..^^
그렇게 월요일아침 우리 둘은 두려움반 기대반의 심정으로 대망의 남쪽나라 접수여행을 떠났다. 우리집앞 교차로에서 내 차를 처음 몰고 나왔다니 그 순간엔 쿨한 고기공놈마저도 충격을 받았다...하하
길을 몰라 성수대교를 건너려다 영동대교를 건너고 고속도로 진입을 못해 분당까지 가고 판교에서 다시 서울로 나올뻔한 자그마한 사고들은 있었으나 어쨌든 무사히 진입을 해서 차에서 안내리고(!) 통행권까지 뽑은 시간은 집떠난 지 한시간.
당근 초보딱지같은 건 안 붙였으니 민폐끼치지 말고 운전을 해야겠지. 형부는 고속도로에선 100정도 밟으라고 했는데 도로 흐름을 따라가다보니 제한속도 100구간에선 대충 110으로 110 구간에선 120정도로 달리게 되더라.
너무 늦게가는 차는 추월도 하고 빨리 갈려는 차는 비켜줘가면서 스무스하게 달리다보니 휴게소에서 쉰 시간 빼고 두 시간반만에 백양사 톨케이트에 무사히 도착했다. 아 당근 그 사이 고기공놈의 감동은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지.
사야왈 ' 얘야 언니 전생에 직업이 운전수 아니었을까? ㅎㅎㅎ
요 사진은 좀 나중에 찍은 거다만 어쨌든 톨케이트를 빠져나오니 장성호를 끼고 도는 아름다운 길이 펼쳐지더라. 북악스카이웨이 코너링도 극복했는데 뭐 이 정도 길이야. ( 언젠가 저 뒷쪽으로 보이는 건물을 소유할 수 있도록 빌어주시길..ㅎㅎ)
날씨는 너무 좋고 산새는 아름답고 우리 둘은 벅찬 감동을 어쩌지 못해 난리도 아니었다. 바깥에 앉아 점심을 먹으며 그 놈은 찹쌀동동주를 나는 맥주를 마시며 아름다운 인생을 찬미했다...^^
절에선 초파일준비로 여기저기 등이 달렸다.
고기공놈은 이렇게 큰 절은 처음 와본다고 신나서 엄마에게 전화했더니 그 어머님 '누구 약올리냐고' ㅎㅎ 내 차에 용감하게 타준 고기공놈도 고맙지만 말리지 않고 그 아침일찍 내게주실 김치까지 종류별로 바리바리싸서 우리집까지 태워다 주신 그 어머님께도 정말 너무 감사드린다..
남자친구가 사는 곳으로 들어가는 길. 아무리 차를 사서 운전할 수 있더라도 차마 저길을(올라가면 더 황당한 난코스가 펼쳐진다) 운전할 수 있을거라곤 꿈에도 생각못했는데 왠걸 너무도 황당한 서울 골목길 연수덕인지 멀쩡히 잘 올라갔다. (이때 말고 저녁에 올라갔다는 거다. 이땐 술한잔 했으니..ㅎㅎ)
아 정말 너무나 아름다운 날이었다.
여기저기 양봉도 하는 곳.
드디어 도착. 저 탁자와 의자는 남친이 내가 오면 맥주를 마실 수 있도록 얼마전에 직접 만든 거다..흐흐
그의 어머님께 인사을 드리러 어제 개원을 한 담양 성모사에도 잠시 들려 맛있는 홍어회도 얻어먹고..^^
나야 음주운전을 할 순 없으니 그의 차로 움직였는데 코란도다보니 고기공놈은 저렇게 뒷칸에 감금(?) 당했다..ㅎㅎ
원래는 함께 정읍 가을바람님댁으로 넘어갈려고 했는데 그가 너무 바빴던 관계로 장성에 머물기로 결정. (나는 아직 야간운전을 그것도 산길을 할 수는 없지..-_-)
이야기는 계속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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