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7년 生이니 2007년 6월이면 진짜 마흔이 된다.
독일인 남편이랑 현재 도쿄에 살고 있다.
93년에 결혼했으니 햇수로 따지자면 결혼 십오년차.
남편을 여전히 한 인간으로 존경하고 있으며 동시에 어쩌다 내가 저런 남자랑 결혼했냐는 의문도 여전히 가지고 있다
아이도 없고 직업도 없고 경제적 능력은 당근없고 집없고 차없고(아니 운전면허 자체가 없다) 심지어 그 흔한 휴대폰도 없다.
도쿄에 지진이 나면 가장 걱정되는 건 단 하나 내 책들이다.
그래도 이야기할 수 있는 재산은 마흔이 되어도 식지 않는 삶에의 열정과 호기심.
덧붙여 내가 생각하는 내 가장 큰 재산은 '자신감'이고 신랑이 생각하는 내 가장 큰 재산은 '따뜻한 마음'이다..^^
책읽기를, 사진찍기를, 여행하기를, 걷기를, 혼자 술마시기를, 인터넷에 끄적이기를 좋아한다.
삶자체가 평범한거랑은 거리가 멀고 누군가를 친구라고 이야기하는데 백만년이 걸리고 무식한 인간들, 삶에 불평만 하는 인간들 ,노력하지 않는 인간들을 싫어한다.
여기에서조차 싫은 인간을 먼저 언급하는 인생이다보니 당근 마음에 드는 인간을 만난 기억 많지 않다.
마음에 드는 인간 찾는데 오백년 걸리는 까다로운 인간이 나다.
드럽게 불행한 과거를 가지고 있고 지금도 잠못 이루는 밤이 많은 불안한 人生이지만 오늘보다 내일이 나을거란 희망을 버린 적은 없다.
그래서 하루 중 가장 행복한 시간은 아침에 커피를 마시는 시간.
여전히 꿈꾼다.
내일은 나아지기를,
아니 십년 후엔 나아지기를,
현재 스코어;
아직도 삶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함.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기는 못함.
2007.01.29
첫 조카가 군대가기 전 날,
Tokyo에서 史野
나를 설명하는데 지울 수도 없고 이젠 사실이 아닌 게 되어버린 나의 프로필
이미 저 큰 조카는 제대를 했고
나는 그전보다 돈은 없는데도 휴대폰도 자동차도 집도 생겼다.
십오년의 외국생활을 접고 한국에 돌아온 값이랄까
여전히 삶같은 건 이해하지 못하지만
뭔가 나아질거라 꿈을 꾸고 포기하지 못하는 건 변하지 않았다
아직도 얼마나 헤매야할 지
과연 내가 그 모든 것을 이해할 수 있을 지 그런 것도 모른 체
나는 이제 마흔 다섯이 되었다
몰라도 좋은 건 용기있게 한국에 돌아온 거다
척하는 삶을 살곤 싶진 않았으니까
거꾸로는 비겁하게 또 내 삶에서 도망친거다
이렇건 저렇건
나는 간절히 내 삶을 나름은 잘 살아보고 싶다
2011. 02.20 여주에서..史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