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 갇힌 항아리

나 혼자 신난 人生

史野 2007. 3. 29. 19:26

요즘 내 주변 사람들은 다 불행하다. 미치고 팔짝 뛸 일이다. 하나만 그러면 그러려니 하겠지만 하나 둘 셋 넷 다섯 세다가 숨넘어간다.

 

어쩌겠냐 그냥 나라도 신나고 행복할 밖에..-_-;;

 

그리하여 오늘도 빡세게 운동을 하곤 나홀로 벚꽃놀이에 나섰다. 올해의 목표는 사쿠라가 핀 동안 도쿄의 유명하다는 벚꽃장소는 다 가볼 생각..ㅎㅎ

 

도쿄는 정말 걷기에 최고인 곳.

 

 

우선 지난 번에 올라갔을 때와 달리 만개한 아타고야마의 벚꽃.

 

 

햇살에, 벚꽃에 눈이 부신다.

 

 

도대체 얼마나 오랜 세월을 이 자리를 지키며 꽃을 피우고 또 피웠던 거니

 

 

산토리홀이 있는 Arkhills의 벚꽃. 매년 벚꽃이 피면 우리아파트에서 저 곳을 산책하는 프로그램이 있는데 안간다고 버티다 청개구리처럼 이제야 가본다.

 

 

바라보고 있으니 멀미가 날 것 같다

 

 

모리회사가 도쿄에 가지고 있는 네 개의 힐스중 하나인 Arkhills의 카페. 매번 광고오던데 다음 목표(?)는 저기다..ㅎㅎ

 

 

히비야선의 종점 나카메구로(中目黒)역으로..

 

팔백그루의 사쿠라가 심어져있다는 메구로 천의 벚꽃.

 

 

 

꽃놀이의 정점이 뭐냐.

 

 

맥주 한 잔 안 마셔줄 수 없지. 저 자리가 막 내가 앉았던 곳.  

 

 

그 탁자위의 내 흔적들..

 

가만히 맥주를 마시며 꽃놀이 나온 사람들을 구경하자니 어찌나 다양하고 재밌던지 세상이 이렇게 아름다울 수가 없다. 아 드럽게 아름다운 인생이다..ㅎㅎ

 

 

조금씩 해가 기울기 시작하지만 날씨는 또 어찌나 좋던지

 

 

맥주 두 잔에 휘청거릴 내가 아니다만 기분좋고 이쁜 가게들도 많고..

 

 

 

 

그래 이번엔 다이칸야마(代官山)로 가자.

 

 

주택가를 가로질러 어슬렁 거리고 걷다보니 또 나타나는 공원.

 

 

계단을 오르니 오랫만에 높은 곳에 올라와 본다는 생각.

 

 

유명한 카페라는 데 왜 유명한지는 모름.

 

 

카페앞에 있던 건물이 멋지던 레스토랑. 슬슬 배도 고프고 식사나 할까 했더니 왠지 분위기 살벌..ㅎㅎ

 

 

오케이 길 건너에 유럽식 오픈 카페가 있네. 저기가서 쉬어볼까.

 

 

그게 아니네 여긴 또 내가 좋아하는 동남아레스토랑 몬순이 있네. 그럼 여기서 쉬어가야지. 톰양면과 상해 시아롱빠오. 혼자 먹기 아깝게 맛있다.

 

 

소파가 보이길래 요즘 관심사다 보니 들어간 가게. 소파는 거의 없었지만 아기자기한 그릇이며 물건들이 다 마음에 든다.

 

쇼핑을 죽기보다 더 싫어하는 나지만 그래 정작 필요한 걸 육개월동안 안사고 버틸 때도 있는 나지만 또 마음에 드는 가게에 들리면 싹쓸이하는 경향도 있다지..ㅎㅎ

 

 

오늘 내가 한 가게에서 쟁취한 물건들..^^

 

주름진 하얀 접시는 사시미접시로 쓰고 검은 건 에스프레소 커피 담고 빨간 그릇은 신랑 아침에 뮈슬리 주고 혼자 신났다.

 

유감스럽게도 저 아홉 개짜리 티캔들 촛대에 넣을 만큼 충분한 티초가 없네.

 

Anyway, life is f*** beautiful!!!

 

 

 

 

2007.03.29 Tokyo에서..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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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부터 세 시간 후

 

인생이 여전히 아름다운 이유..ㅎㅎ

 

오늘 신랑은 회사사람들이랑 벚꽃놀이를 하고 좀 전에 왔다.

 

그래 오늘 여기 올린 사진들이랑 촛대랑 보여줬는데 조용히 사라진 이 남자.

 

자기 방에서 티초를 잔뜩 들고 나타난다.

 

이 남자 책상에도 티초로 키는 촛대가 하나 있어 티초를 사다 줬었는데 그거다. 나는 이 남자 나타나면 초가 없는 민망함에 '자기가 티초를 다 써버려서 없잖아' 할까 잠시 고민했었는데 안 말하길 다행.ㅎㅎ

 

 

 

 

신랑도 엄청 마음에 들어하고 실제로는 사진보다 훨씬 이쁘다. 아 역시나 혼자 보기 아까와..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