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도는 흔적

여름휴가

史野 2006. 6. 28. 09:21

 

 

(둔황근처..사진출저 한겨레)

 

 

 

이러니 저러니해도 어쨌든 삶은 계속되어야하고 여름 휴가는 한달 후로 잡혔다.

 

이번 우리의 계획은 중국을 가는 것. 상해살때부터 실크로드쪽으로 여행을 그렇게 하고 싶었으나 이상하게 계속 엇가고 앞으로 우리가 어디로 가게될지 어디서 살게될지도 확실한건 없지만 어쨌든 올해는 무슨 일이 있더라도 중국에 다녀와야겠단 결심을 했더랬다.

 

신랑이 바쁘면 나혼자라도 간다고 엄포를(?) 놓았던 게 몇 달 전. 자기도 가고 싶다고 해서 원래는 일주일정도만 다녀올려고 했었는데 아무래도 일주일은 너무 짧은 거 같아 결국 여름 휴가를 중국으로 가기로 했다.

 

이왕 여름휴가로 가는거 좀 넉넉하게 잡고 제대로 둘러보고 싶지만 도저히 작년처럼은 휴가를 낼 수 없다는 신랑이랑 합의를 본 건 딱 이주일.

 

거기다 나야 시간이 널널하니 아예 시안으로 가서 실크로드 조금 따라간 후 신랑을 먼저 보내고 난 상해에 들렸다 올 생각이었는데 여기서도 또 자기도 상해에 가고 싶다고 하는 바람에 먼저 상해에 들렸다 여행을 시작해야할 거 같다.

 

뭐가 그렇게 바쁜지 일단 관련서적들은 왕창 주문을 해놓았는데 아직 읽어보기는 커녕 대충의 계획도 못 잡아 놓았다.

 

우리집에서 자고 간 적도 있던 상해지사 직원이 도움이 될만한 일이 있으면 알려달라고 했다는데 뭐 짜놓은게 있어야 도움을 청하던지 말던지 하지.

 

어쨌든 꼭 가보고 싶었던 곳이기도 하고 태어나서 단 한번도 사막을 보지 못해서인지 무진장 기대가 된다.

 

특히 신랑이야 한 번 상해에 다녀왔지만 나는 상해를 떠난 후 가본적이 없어서 상해가 어떻게 변했는지도 너무 궁금하고 말이다.

 

알고 지내던 사람들도 아직 상해에 몇 살고 있어서 옛 직장동료를 만나고 싶다는 신랑과는 시간도 없는데 따로 행동을 하기로 합의를 봤다만 그래도 우리가 자주 가던 사천요리점에는 한 번 같이 가야겠지?

 

상해를 가게되면 꼭 한 번은 진마오 빌딩에 들어있는 하야트 호텔에 묵고 싶었다. 56층부터 87층까지 중앙이 원통으로 뚫리고 도너츠처럼 겉으로 방이 있는 특이한 호텔.

 

그 원통을 볼 수 있는 56층 피아노바 손님들이 올때마다 데려가면서 그 호텔이 얼마나 궁금하던지.

 

그런데 우리아파트가 있던 호텔에도 가고 싶고..

 

2년가까이 살던 상해아파트는 호텔직영이었고 건물 두개중 하나가 호텔 하나가 아파트였다. 신랑은 당근 그 호텔에서 묵어야하지 않겠냐고 하는데..

 

근처엔 아직도 조금만 걸어가면 되는 곳에 마유미가 살고 있다.

 

올해는 아직 동경에 오지 않았던 마유미는 몇 달전 상해에서 전화를 해서는 8월정도에 동경에 오겠다고 했는데 어찌 나랑 시간이 맞을지 모르겠다.

 

최상이야 상해에서도 보고 동경에서도 보고 그러면 좋으련만. 7월하순에는 신랑 친구가 일주일간 오기로 했고 또 8월 하순엔 회사에서 중요한 일이 있다고 해서 우리가 지금 휴가기간을 조절하는건 불가능하다.

 

7월31일에 친구가 떠나면 당장 8월1일에 갈 생각을 하고 있으니 말이다.

 

그건그렇고 나랑 띠동갑이던 우리 집 청소부는 만날 수 있을까.

 

학교가 끝나면 점심부터 가서 죽치고 앉아 술을 마시던 홍차오의 닭갈비집은 없어졌다던데 아이들은 어디서 만나야할지.

 

우리가 살았을때도 상해는 무서운 속도로 변했었는데 벌써 삼년반이 지났으니 내게 익숙한 것들은 하나도 남아있지 않을지도 모르겠단 생각도 들고..

 

이주일을 여행할려면 다시 중국어도 공부해야하는데 떠돌면서 살았던 곳을 가보는게 독일빼고는 처음이라서 그런지 이상하게 둥둥 뜨기만 하고 여행관련해서는 뭐하나 손에 잡히질 않는다.

 

 

 

 

 

 

2006.06.28 Tokyo에서 사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