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야의 낯선 마당

지네랑 말벌

史野 2025. 5. 3. 13:05

시골 살면 피해 가기 쉽지 않은 반갑지 않은 존재들

며칠 전 몇 년간 못 봤던 지네를 싱크대에서 만났다
이제는 너무 놀랠 짬밥은 아니라 잠시 고민하다 잡아서 안 죽이고 뒷마당 쪽에 버렸다
사야가 특별히 착하거나 생명존중을 해서가 아니라 전에 썼듯이 지네는 쌍으로 다니는 관계로 짝 찾아 그냥 가 달라는 뜻이었다
근데 오늘 이번에는 욕조에 한 마리가 죽어 있는 걸 발견
짝 찾아온 놈이 죽은 건지 먼저 놈이 다시 기들어와 죽은 건지 알 수가 없으니 미치고 팔짝 뛰겠다 ㅎㅎ
어쨌든 또 한 놈이 나올까 긴장모드 들어가게 생겼다

또 며칠 전 벌써  말벌에게도 쏘였다
소나무가지를 자르다 말벌집을 건드려 쏘이거나 하면 조심하지 않은 스스로를 탓하며 억울하지나 않지
허허벌판(?)에서 잡초 뽑다가 쏘인 거라 지들 영역을 건드린 것도 아닌데 어찌나 분하던지
이건 그냥 길 가다 묻지마 폭행을 당한 격
겨우 한방 쏘인 건데도 진짜 너무너무 아프고 붓고 어제부터는 또 너무너무 가려워서 돌겠다 ㅎㅎ


죽은 것도 많지만 산 것들도 꽃들이 안 피거나 적게 피는 이상한 봄

열 그루에서 겨우 저거피고 그마저도 져간다


인디언앵초도 딱 저만큼만 피고


꽃이 진 후가 더 마음에 드는 할미꽃


작년 기적의 꽃이라고 난리였던 오미자꽃은 꽤 많이 피고 있다


여긴 과유불급
벌써 비에 쓰러지기 시작하는 마당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게 용서되는 아침햇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