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미로운(?) 독일 정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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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선거가 끝났다
이번 선거에서 가장 특징적인 건 극우정당 AfD의 승리다
무려 20프로를 얻어서 현 집권당인 사민당보다 많다니 좀 충격이다
그 당의 공동대표이자 이번 총리후보였던 알리스 바이델
사야보다 딱 12살이 어린 여성정치인
몇 년 전 의회에서 발언하는 걸 처음 봤을 때 독일에 저렇게 말도 잘하고 단정한 여성 정치인이 있었나 싶게 인상적이었는데 극우정당 소속이었다
편견 많은 사야에게 극우정당은 괴물 같은 네오나치들 어린 시절 뿔 달린 빨갱이들만큼이나 무서운 존재들이었기에 많이 놀랬다
볼 때마다 저 흐트러짐 없는 머리스타일에 전 메아켈수상보다도 옷을 안 갈아입는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전 수상도 늘 비슷한 스타일의 옷만 입어서) 무채색 오피스룩이다 (저분은 치마도 입긴 한다만)
늘씬한 미인에 발음도 좋고 볼수록 호감이 갔다
극우정당이 지지를 받는데 저 정치인의 영향이 분명히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러다 알게 된 성정체성
역시 사야의 편견 때문이었겠지만 레즈비언이라는 사실에 또 무지 놀랬다
스리랑카 출신의 파트너랑 아이들까지 둘 입양해 스위스에 산다는 이야기
저 스타일도 성정체성도 외국인 파트너도 뭔가 극우정당과는 하나도 안 어울린다는 생각
거기다 정치인이면 내 가족 내 아이들이 아무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나라를 만드는 게 목표 아닌가
인지부조화 안 오나 아무리 생각해도 사야에게는 미스테리다
우짜든둥 민주주의의 꽃이라는 합법적인 선거로 독일인 다섯 중의 하나가 극우정당을 선택했다
외국인들 범죄로 어디 나가면 칼에 찔려 죽고 차에 치여 죽는 요즘 분위기상 이해는 간다만 독일국민들이 원하는 나라가 어떤 나라인지는 잘 모르겠다
전문인력이 부족해서 전 숄츠수상은 인도까지 가서 읍소하고 시리아에서 온 의사들 산업인력들 필요하다고 뉴스인터뷰 같은 데서 난리던데 과연 외국인혐오 더 키워놓고 입맛에 맞는 외국인들만 유치할 수 있을까
연정을 해야 할 텐데 차기수상은 극우정당과는 안 하겠다니 바이델이 내각에 들어오게 될지는 미지수지만 솔직히 사야는 제삼자 입장에서 녹색당 외무부장관이었던 아날레나 베어복처럼 알리스 바이델 여성 외무장관이 궁금하긴 하다
쓸데없는 오지랖이긴 한데 왠지 수상도 잘할 것 같고 극우정당 정치인이라는 게 많이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