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공부중에
사야가 요즘 다시 마음을 다잡아먹고 영어공부 중이다
뉴스는 거의 전쟁이야기라 솔직히 이제는 지겹고 집중해서 듣지 않으니 시간만 낭비하는 거 같더라지
가진 교재들도 다 찾아놨는데 공부는 잘 안되고 요즘은 소설도 집중이 잘 안 되다 보니 머리가 어질어질할 정도로 영어를 듣기만 하는 중인데 그러다 보게 된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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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밀리 로라는 캐나다드라마인데 열 편씩 두 개의 시리즈가 있더라
무엇보다 좋은 건 발음이 대체로 정확하다
가족이 운영하는 로펌이 제목처럼 가정법만을 다루는지라 나름 재밌기도 하다
동성애 트랜스젠더 부모부양 강아지양육권 백신 매매결혼 정자기증 알콜이나 게임중독 등등
캐나다 상황이니까 한국과 같다고 볼 수는 없지만 전체적인 윤곽만 보면 사람 사는 이야기라 크게 다를 것도 없다
신기하게도 그 많은 에피소드 중 인종차별을 다룬 건 없다
밴쿠버는 정말 드라마 속처럼 다양한 인종들이 잘 어울려사는 건가 궁금할 정도
사야는 사실 젠더감수성이 뛰어나지도 못하고 페미니즘 woke, pc 다 약간의 거부감마저 가지고 있는 어찌 보면 요즘말로 꼰대에 가까운데 드라마를 보다 보니 그들이 참 부럽더라
저렇게 이해받고 살았다면 좋았겠다 싶기도 하고 저렇게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면 좋겠다 싶기도 하고 생각할 거리가 많았다
뭐랄까 문제를 가진 많은 인간들이 그 문제들을 부끄러워하기보다 내놓는 과정이 인상적이었달까
별거 아닌 것 같은 문제로 변호사를 찾아가는 게 웃기다고 생각했었는데 이 드라마를 보다 생각이 바뀌었다
드라마라서 그럴 수도 있겠지만 양쪽변호사들이 승소를 위해 이것저것 찾아내는 게 사태를 보다 종합적으로 보는데 도움이 되더라
로펌에 전문심리상담사가 있는 것도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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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짜든둥 벌써 두 번 봤는데 대화가 거의 다 들릴 때까지 함 봐볼 생각이다
세 번째는 저리 자막을 가리고 보기 시작했는데 장단점이 있는 거 같다
자막이 있으면 사전을 안 찾아보고도 단어나 숙어의 뜻을 알 수 있으니 공부하기에는 조금 더 쉽다
드라마를 보다가 생각난 거
예전보다 cnn을 많이 보는데 한 앵커가 뉴스를 전하며 사야기준 끼를 너무 부리는 거다
솔직히 처음 볼 때는 뉴스앵커 맞나 짜증스럽고 욕(?)이 나왔다
그러다 알게 된 그 앵커의 이름이 채털리 그러니까 채털리부인의 사랑 그 채털리라서 혼자 어울린다며 웃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니 이것도 일종의 폭력이더라
누구에게 말을 한건 아니니까 지각없는 행동까지는 아니더라도 지각없는 생각이었달까
이렇게 또 하나 배운다
어쨌든 공부시작했다고 여기 광고라도 해야 두부라도 썰 것 같아서 쓴다
이런다고 영어가 갑자기 팍 늘진 않겠지만 공부를 한다는 건 모른다는 걸 인정하는 거니까 이해 못 한다고 스트레스는 안 받을 거 아니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