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야의 낯선 마당
도깨비같은 날씨
史野
2024. 5. 9.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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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또 장맛비처럼 내렸다
인동초기둥과 말채까지 쓰러지고 이것저것 난리도 아니다
십 도가 떨어졌다 또 십도 가까이 올라가는 이상한 날씨가 계속되어 여전히 실내는 이십도 넘기기가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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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울타리 밖 텃밭이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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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저리 넓은 공간이 남았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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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이리 샤스타데이지도 피기 시작하고 유채들도 꽤 자라 무성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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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사야네 깻잎을 다 죽여놓은 (그러니까 철쭉도 막 잘라놓은) 범인을 찾았다
대충 예상하긴 했지만 앞논 농사짓는 분이 저리 제초제를 뿌린 것
그러지 말란 의미로 저길 그 고생을 하며 정리한 건데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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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원추리가 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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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이리 땅바닥에 붙어 피는 것까지 있다
워낙 튼튼해 그럴 리가 없지만 혹 이번 비에 꽃이 떨어졌나 했다
이럴 때 딱 맞는 표현
참 가지가지 한다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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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금계국이 저리 크게 자랐다
작년과 비교 열 배는 커졌다
저 비교하려고 놓은 화분 딱 하나 산 건데 당황스럽기도 하고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기도 하고 그렇다
식물을 키운다는 건 변수가 너무 많아 노력만으로 되는 건 아닌 거 같다
지금쯤 여기저기 왕성하게 자라고 있어야 할 수레국화는 다 비실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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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야가 애정하는 이 공간도 많이 무성해졌다
다 마음에 드는 것도 아니고 여전히 너무 힘들어 절망스런 순간도 있긴 하지만 황폐했던 마당이 사람 사는 마당이 된 건 여전히 기적 같다
그리 고생을 해놓고 가끔은 우렁각시가 다녀간 건 같은 착각도 든다면 이것도 병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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찔레도 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