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크 묻은 책장

늦은 크리스마스 선물

史野 2024. 1. 27. 10:29

페북에 작년에 읽은 책중 열 권을 뽑아 올려놓은 누군가의 리스트를 봤는데 사야도 읽고 높이 평가하는 책이 세권이나 있는 거다

성향이 비슷한가 싶어 나머지 중 이 두 권을 골라 늦은 크리스마스 선물을 사야에게 해줬다

날씨가 좋으면 밖에서 틈틈이 읽을 생각이었는데 그럴 기회도 거의 없었고 시간도 안나 놔두었다가 소설 읽으며 좀 쉬기로 했다
가즈오 이시구로의 책은 전부터 읽고 싶은 책이기도 했는데 요즘 영어단어로 너무 고생을 해서 우선 한국어책을 시작

아르토 파실린나의 기발한 자살여행
처음 접해보는 핀란드작가의 소설인데 독일어 중역이다
소설은 스토리뿐만 아니라 표현도 읽는 건데 어찌나 실망스럽던지 미리 알았다면 안 샀다
번역도 어찌 보면 재창작인데 그걸 또 번역하면 어쩌자는 말이냐고
처음부터 선입견 때문이었는지 사야랑은 코드가 안 맞는 책인지 금방 읽을 줄 알았는데 진도가 안 나가더라

생각해 보니 핀란드랑 거의 인연이 없었다
핀란드인을 직접 만나본 적도 없고 책이나 영화 같은 간접 경험도 없다
몇 년 전 카모메식당이라는 일본영화랑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에서 봤던 핀란드인들이 전부인 것 같다

1989년 여러 이유로 자살하려는 사람들이 모여 유럽을 돌며 벌이는 이야기인데 내용은 처음부터 끝까지 한마디로 대환장파티랄까
몇 년 뒤긴 해도 비슷한 시기에 독일에 있어서였는 지 말도 안 되는 일도 있고 내용도 그렇고 문장도 평범하고 그래도 뭔가 있겠지 싶어 계속 읽었는데 이걸 왜 끝까지 읽고 있는지 한심할 지경이었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추천한 사람이 왜 이 책을 마음에 들어 했는지는 알겠더라는 것
한국어번역판 제목도 기가 막히게 잘 지었다는 생각

우짜든둥 소설이 뉴스처럼 그 나라에 대해 꼭  알아야 하는 정보차원도 아니고 번역자가 없으면 그냥 놔두고 중역은 안 했으면 좋겠다
선물이 마음에 들지 않아 유감이다만 하나가 더 남았으니 다시 설레는 마음으로 풀어(?)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