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따뜻한 은신처

생존보고랄까

史野 2023. 9. 18. 21:24

사야야 원래 미쳐있으니 뭐 새삼스러울 것도 없다만

어제 한밤중에 저기 책장을 옮겼다
저 책장이 책을 빼고도 엄청 무거워서 생쇼를 했다
어쨌든 맘에 듦

얼마 전에는 새벽 두 시에 자다 말고 일어나 머리를 거의 삭발을 했다
이건 무슨 호러 영화도 아니고
어쨌든 그것도 맘에 듦

설명하려면 좀 복잡한데 어쨌든 이 풍경을 앉아 보려고 어제 밤 그 생쇼를 했다

여름 내내 천창을 가렸던 파라솔을 치웠더니 저리 해가 든다

이리 그림자놀이도 하고

잡초처럼 번졌다고 구박했던 층꽃도 핀다

넝쿨장미는 가지마저 여전히 저리 예쁘고

시들시들하던 물매화도 드디어 꽃을 선보이고

요즘 사야를 설레게 하는 풍선초

그리고 더 설레게 하는 고려담쟁이
하나에 필이 꽂히면 정신 못 차리는 사야는 과장해서 저거  쳐다보다 하루가 간다

아무리 마음을 비웠다고는 해도 신경 쓰이는 이 놈의 잔디
우짜든둥 일주일이 지났다


살다 살다 이리 읽기 힘든 소설은 처음 본다
뭐라고 표현해야 할까 회화적 소설?
집안을 묘사하는데만 다섯 페이지
그나마 읽기 힘든 거지 읽기 싫은 거는 아니어서 다행

살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