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독한 한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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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영하 11도
한 달 동안 영하 10도 아래에 네댓 번을 빼고는 낮에도 영하
예전에 영하 20도 아래인적은 있었어도 이리 줄기차게 끈질기게 추운 날씨는 사야가 기억하기론 사야인생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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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안 녹아 헤쳐보니 그래도 시금치는 저리 멀쩡해 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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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추워서 달구경을 못 나가는 대신 요즘은 달이 찾아와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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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파 덕분에 아침부터 난로가 활활 탄다
옷 껴입는 것도 무겁고 지겨워 저리 난로 앞에 의자를 붙이고 하루를 보낸다
물론 저 정도 화력이면 뜨거워서 바로 앞에는 못 앉는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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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스 오즈의 사랑과 어둠의 이야기
계획했던 난로 앞 책 읽기를 시작했는데 살다 살다 이리 인명과 지명이 많이 나오는 소설은 또 처음 본다
책을 읽는 건지 검색을 하는 건지 읽다 말다
팔백 페이지가 넘는 책인데 이제 겨우 백 페이지 읽었다
영화가 있길래 책 읽고 보려는데 어느 세월에 다 읽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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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오랜만에 다니엘 바렌보임의 연주를 보는 아침
예전 도쿄에서 그의 연주회를 다녀와서도 썼었는데 그의 연주하는 모습에는 감동이 있다
사야에게 연주하는 모습에서 감동을 주는 연주자는 안드라스 쉬프랑 이 사람
나 연주 중이라고 온몸으로 표현하는 연주자 별로 안 좋아한다
조성진 안 좋아하는 이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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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도 주고 물도 주고 간식도 줬는데 저리 시위를 하고 있는 당당이 아빠놈땜시 몬살겠다
어쩌라는 거냐
저놈이 얼마 전 사야에게 위해를(?) 가해서 배신감에 떨었다
사람이라면 국물도 없었는데 짠함이 배신감을 이기더라 ㅎㅎ
물만 내놓으면 얼어서 힘들었는데 오늘부터 날씨가 풀린다니 다행이다
열흘동안 낮기온이 영상으로 예보되어 있던데 마당의 눈들이 다 녹겠지 싶어 설렌다
컨디션 탓도 있겠지만 지저분해 보여 엄청 짜증스러웠다
그래 다시 추워지더라도 좀 쉬었다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