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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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하라도 저쪽 아침 풍경이 포기가 안되어 현관문을 열었다
어쩌다 보니 호날두 뒷모습이 찍혔는데 그래 사야 포르투갈 전 예습 중이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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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에도 영하인 드디어 겨울이다만 마당은 여전히 가을 분위기가 남아있다
며칠 전 시누이에게 생일선물로(?) 사야네 마당 사진을 보냈는데 어찌 여태 저리 가을 분위기가 나냐고 놀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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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 구석에는 폼폼 국화가 피어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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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쪽의 지난번 구입한 백묘국 잎도 삼색조팝 단풍도 멀쩡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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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치고 팔짝 뛰게 귀여운 요놈
다시 나타난 이후론 또 심심하면 온다
간식을 던져주면 앞발로 탁 잡아서 먹는데 그 모습이 요즘 사야의 즐거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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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뜬금없이 저리로 올라가서는 사야의 저 재떨이를 안 떨어뜨리고 굴리며 노는 묘기를 보이더라지
집안에서 내다보며 제발 떨어뜨려라(?) 이상한 응원을 하게 되더라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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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야랑 호박이 두 식구에서 갑자기 다섯 식구가 되어버려 아주 부담스러운데 또 한 놈이라도 안 보이면 신경 쓰이는 사이가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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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 부지런하지 않은 사야가 시골에 사는 데는 애로사항이 참 많다
영하로 떨어질 거라길래 어제 루콜라랑 상추를 다 뜯어왔는데 장아찌 만들기 너무 귀찮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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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 피우는데 애먹을 거라는 건 기우였고 바싹 마른 장작이 아니다 보니 화력은 약한데 쌓다만 나무더미 속에는 마른 것도 있었고 오랜만이라 그저 좋다
석유난로는 아무리 만땅으로 아침부터 켜놓아도 덜 따뜻하고 저 느낌은 당근 안 난다
이곳에서의 겨울은 혹독함으로 겨울을 기다린 건 아니었는데 그래도 겨울이 오니 또 좋다
이 집은 아무리 난방을 안 해도 영하로 떨어지는 일은 없으니 얼어 죽을 일은 절대 없고 ㅎㅎ
밖에 나가 일을 할 수 없는 이 오랜만의 자유도 좋고
어쩌면 마지막이 될 지도 모르는 이 집에서의 겨울이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