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증만땅 ㅎㅎ

괜찮을 때는 예뻐 보이던 것들도 우울할 때는 다 짜증스럽다
저 오렌지 구절초를 얼마나 기다렸는데 똥파리들이 꿀벌로 업그레이드되었는지 꽃에 매달려 미친듯이 꿀을 빨고 있어 기겁했다
그나마 좀 멀리 심은 게 다행이랄까

산국 사는데 하나 끼여와서 반년을 궁금해하며 기다렸는데 꽃망울 맺힌 지 한 달이 넘도록 안 핀다
가을꽃이 어려운 게 자리만 차지하고 오랜 기다림 때문인데 약을 올려도 유분수지 ㅜㅜ

메리골드가 너무 왕성하게 피어서 큰 꽃을 별로 안 좋아하는 사야는 아주 부담스럽다
덕분에 주저없이 하루에 한두 개씩 따먹었는데 피는 속도를 못 따라가 고민이었다
결국 잼(?)도 만들고 버터에도 섞고 얼리고 난리가 아니다 ㅎㅎ

요즘 계속 비가 와서 또 꽃들이 쓰러지고 ㅜㅜ 이젠 세우는 것도 지쳐 포기했다
저 자주 아스타는 역시나 너무 부담스러워 마구 잘라다 여기저기 막 꽂았다
오늘 오랜만에 햇살이 좋아 저기 무늬새발사초에 걸린 햇살을 보며 빛멍을 하고 있는데 저 색이 어찌나 거슬리던지
따로 거름을 주지도 않았는데 왜 저리 왕성하게 자라는지 모르겠다
저리 클지 모르고 아래심은 풀들이 몇 개 죽었다

작년에 기쁨을 주었던 청화쑥부쟁이도 얼마나 기다렸는지
번식력이 좋다 해서 여기저기 옮겨 심었는데 실패다
이제 막 피기 시작했으니 조금 더 기다려봐야겠지만 작년 같은 맛이 안 난다
괜히 흩어놨다만 어쨌든 예쁘다 사진보다 훨씬 예쁘다
벌써 시월도 중순인데 이직도 피지 않은 꽃들이 저 윗놈 빼고도 세 종류나 된다
작년 여름에 일을 시작해서 가을꽃을 제일 먼저 심은 덕에 가을꽃이 가장 풍성하다
요즘 사야가 상태도 별로고 여긴 자꾸 오류가 나서 역시 짜증만땅이라 인터넷이 해결되기 전에는 안 들어오려고 했는데 열을 받으니 들어오게 되네
책 보고 디비디로 영화도 보고 꽃멍 빛멍도 하고 무엇보다 잔디 옮겨심기도 하고 살아있다
블로그 들어온 김에 생존 소식도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