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야의 낯선 마당

이제 가을

史野 2022. 10. 1. 09:03

억새가 첫가을이었다면 안개는 두번째 가을이자 제대로된 가을이다
안개가 내려앉기시작하면 추워지기 시작하고 쓸쓸함까지 함께 온다

뮌스터도 안개가 많이 끼는 곳이었다
짙은 안개가 낀 들판을 산책하다가 이곳에서 외롭게 늙어가야하는 것인가 가슴이 철렁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보다 더 외롭게 늙어가고 있으니 인생 참 재밌다

잔디는 정말 너무도 더디 자라서 참을성 많은 사야도 힘들다
잡초는 핀셋까지 동원해 눈을 씻고 찾아야할 정도로 뽑고 있는데 언제 다 덮히려나

오랜만에 새끼들도 찾아왔다
어찌나 귀여운지 첫사랑을 보듯 설렌다
사야만 나가면 삼십육계 줄행랑을 치면서 잠시 안보인다고 겁도없이 부엌까지 들어오는 젊음의 발랄함도 부럽다


설레는거까진 아니지만 저 만화속에서 금방 튀어나온거 같은 귀여운 손님도 찾아왔다
손가락만큼 굵고 크다
뭐하시는 분인지 모르겠지만 어디가서나 잘 살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