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인시대를 보다보니..
드라마속에 그려지는 김두한이란 인물은 꼴통중에도 상 꼴통이더라
무식한데다 단순하고 힘은 뻗치고..
드라마가 아닌 현대사를 제대로 들여다봐야겠다만 정말 해방이후 드라마처럼 저런 꼴통이 총을들고 그것도 부하들까지 거느리고 세상을 좌지우지했다는 사실이 넘 슬프다
거기다 늘 김두한이 김좌진의 아들이란 걸로 오십프로이상 먹고 들어가던데 무슨 음서제도 아니고 아버지때문에 상꼴통이 이해되는 것도 받아들이기 힘들다
그래 안다 드라마라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존인물을 대상으로한 나름 실록비슷한 형태다보니 사건하나하나를 보는 게 여간 힘든 게 아니다
그러니까 어쨌든 결론은 저런 미친 놈이 애국이란 이름으로 설치고 다녔다는 거잖아.
참 불행한 시대를 살고 있다며 우울했었는 데 야인시대를 보니 아니 사야는 참 행복한 시대를 살고있더라
신념이 물론 나쁜 건 아니다만 그 신념이 절대적 선이라고 믿는 김두한같은 인물에게서 비극은 시작되는 게 아니겠냐는 말이다.
드라마상으로만 보면 저런 단순 무식하다 못해 미친 놈을 무슨 영웅처럼 백부작이나 되는 스토리로 만들었다는 게 그리고 열광하고 보는 백성들이 있었다는 게 참 신기하다.
하긴 사야도 지금 보고 있으니 그리 신기할 건 아닌 지도 모르겠다만 드라마뿐 아니라 실존 인물이었던데다 그 드라마가 자꾸 역사적 사실이었음을 강조하는 게 더 소름끼친다.
그래 결론은 그렇다
드라마속에서의 인물들도 자꾸 이야기하지만 해방이후의 정국이 일제 강점기보다 훨씬 혼란스럽고 또 잔인했다는 것.
주먹들의 의리도 차라리 일제강점기에나 가능했었다는 것.
정말 드라마를 보다가 이리 소름끼치고 전율이 이는 것도 처음이다
쌩뚱맞은 것 같지만 테러방지법
사람을 안만나고 영향력이 없다는 게 어찌보면 다행이다만
사야처럼 외국에서 살다오고 그 외국에서 송금을 받았고 심지어 그 외국생활동안 북한사람들을 만난 적도 있고
정말 다 싸질러 버리고 싶다는 정도의 분노를 표출하는 인간,
싸질러버리고 싶다는 게 뭐겠냐, 말하자면 테러인데..
사야야말로 그 법으로 걸고 넘어지자면 다 걸리는 인간이더라는 거지..ㅎㅎ
그래 사야처럼 쓸데없는 애국심에 어떤 외국인을 만나건 대한민국을 대표한다는 생각에 온 힘을 다하고
부귀영화라고까진 어렵지만 뭐 그런 비슷한 것도 포기하고 그냥 한국인으로 살고 싶어서 돌아왔는 데도 이 사랑하는 조국에서 테러분자로 몰릴 수 있는 필요충분조건을 다 갖추고 있다고..
김두한같은 인간들 때문에 사야같은 진정한 애국자가 그런 위기에 충분히 몰릴 수 있겠더라고.
아니다
해방정국이 그랬던 것처럼 사야도 이념의 희생물일 수 있겠다
사야처럼 민족주의자는 요즘같은 글로벌시대에 더 안 맞을 수도 있겠다
오개국어를 하며 온 세상을 열린 마음으로 제 집인 양 떠돌던 사야가 정말 그게 너무 지쳐서 단순한 마음으로 그저 한국말을 쓰고 싶어서 돌아왔는 데 그런 사야도 테러리스트가 될 수 있다니까.
총으로 친구를 겨누는 세상에 살지않는 게 참 다행이라고 생각했는 데 현실적으로는 사야같은 인간도 테러리스트가 될 수 있는 그런 시대에 살고 있다네..ㅎㅎ
이 모든 게 더 많이 아픈 건 사야가 한 백년 이상은 더 발전한 것 같은 독일인의 아내로 살았기때문이다.
사스가 발생했던 홍콩에서도 독일은 벌써 독일인이던 남편뿐 아니라 그 남자의 아내인 한국인의 비행기 자리확보까지 들어갔었는 데
막상 한국인인 사야에겐 어떤 소식도 없고 아니 재외국민등록을 하러갔던 공관에서는 이런 걸 왜하러 오느냐고 묻고..ㅎㅎ
또 삼천포로 빠졌다만
지금 칠십회이상 보고 있는 데 김두한처럼 단순 무식한 미친 놈이 남북화해를 주도하던 인사들을 납치하거나 협박하고 있더라고..
그래 결론적으로는 또 자기반성이다
사야는 정말 몰랐다. 그러니까 어찌보면 강요된 생각들을 지 생각인양 살고 있었다고.
나름 책도 읽고 생각이란 것도 하고 살고 있다고 믿었는 데 야인시대처럼 구체적으로 그 해방정국을 설명해주는 것에 객관적인 잣대를 들이댈만큼의 지식은 전혀 없더라고..
그저 그 시대를 직접 겪지 않은 데다가 이 나이가 되어보니 나름 유추하고 객관적이고 싶은 노력을 하고 있단 뭐 그 정도일까
아직은 딱 거기까지..
정말 드라마에서 본 것 처럼 그 김두한이란 미친 놈이 그 해방정국에서 뭔가 그 결정에 역할을 했다면 뭐 특별히 새삼스러울 건 없어도 이 땅에 태어나 사는 게 무지 부끄럽고 더 괴로울 것 같다는 것.
사야는 선거철인 요즘 임시정부에 기반을 뒀던 아니건 그런 것에 큰 의미를 두지는 않는다만 진짜 드라마처럼 그 시대 상황이 그랬다면 아주 이기적으로 그때 태어나지 않았다는 게 그저 고맙다
횡설수설 뭘 말하고 싶냐고?
아무리 애써도 인간이 환경을 벗어날 수는 없다는 것.
그 상황에서 현명한 선택을 할 수도 없다는 것.
강준만이 쓴 현대사 산책의 머릿말에도 김두한의 행적 비슷한 게 나오던데 어쨌든 이 땅에 태어났다는 건 뭔가 옳고 아닌 지를 스스로가 생각해야한다는 것.
거기다 답도 없을 것 같다는 것..ㅎㅎ
사야가 보기에 한국사는 뭘 생각해도 최악이다
독일인과 결혼해서 이 한국사를 비켜갈 수도 있었는 데 다시 돌아와 이런 고민을 하고 있는 사야도 팔자다 아니 시가 분명하지 않으니 육자다..ㅎㅎ
야인시대, 사야에게는 놓치고 있는 게 뭔지를 제대로 보여주는 참 고마운 드라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