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을 기다리는 백수..ㅎㅎ
사실 사야같은 백수에게 주말이 무슨 의미가 있겠냐
설연휴를 잘보냈냐고 전화하는 사람들에게도 그게 사야에게 무슨 의미냐고 했다가 쿠사리를 먹기도..ㅎㅎ
진짜 이번설에는 아무생각없이 있다가 설날 당일에 달걀이 딱 하나남는 사태 발생.
그 달걀로 집에 있는 냉동만두랑 얼려놓은 떡으로 맛있게 떡국이야 먹었다만 새끼들에게도 미안하고 좀 난감하더라고.
사야가 가는 마트 둘이 다 휴일이라 그 다음날 동네 하나로마트에 가서 이것저것 주어담아 계산대에 섰더니 계산하시는 분이 놀래면서 많이 사시네요? 하더라는 것.
뭘 많이 사나 생각해보니 먹을게 넘치는 설명절에 그것도 다음날 누가 가서 그리 장을 잔뜩 보겠냐고..ㅜㅜ
각설하고 정말 요즘은 토요일에 하는 불후의 명곡과 일요일에 하는 복면가왕때문에 주말엔 사야가 행복감같은 걸 느끼고 산다.
행복하다 못해 보는 동안에는 무슨 콘서트장에 온것처럼 막 벅차기도 하다니까..ㅎㅎ
여섯시 오분에 하는 불후의 명곡이야 놓칠리가 없지만 네시 오십분인가 하는 복면가왕은 혹시 낮과밤이 바뀐 사야가 놓칠까봐 알람도 걸어놨다.
누구보기엔 도찐개찐이겠다만 일곱시에 일어나는 사람이 여섯시에 일어나려 알람을 맞추는 거랑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된다..흑흑
지상파는 모든 다시보기가 가능한 월정액 만삼천원을 매달 지불하고 있으므로 다시보기로 봐도 된다만 사야에겐 그게 그냥 방송이 아니라 콘서트나 마찬가지이므로 꼭 본방사수가 원칙.
그렇다면 미리 장을 봐두면 되지만 절박해야만 장에가는 사야에게 미리란 없으므로..ㅜㅜ 시간맞추려고 난폭운전도 불사.
( 아 이것도 오해는 금물. 초보가 해봤자 뭘 그리 난폭하게 몰겠냐..ㅎㅎ)
어차피 나중에 듣고 또 듣고 하지만 본방사수를 해야 그 기분이 난다
예전에 나가수란 프로에도 이만큼 열광한 적이 있지만 그땐 너무 진지했고 이 두 프로는 말하자면 정식 음악프로가 아닌 음악예능이기에 사람을 안 만나고 사니 웃을 일이 거의 없는 사야를 웃게 만들기도 한다.
오늘도 참 오랫만에 큰 소리로 웃었다니까.
설전에는 김광석특집 지난 주에는 최백호특집 오늘은 오태호라는 작곡가 특집이었는 데 이름은 몰랐는데 음악은 거의 아는 것들이라 또 아주 즐거웠다
지난 주에는 마침 소낙비가 쏟아지는 데 최백호의 노래들과 너무 어울려 어찌나 좋던 지
오바쟁이 사야는 정말 산다는 건 아름다운 거구나, 막 혼자 감동하고 그랬다니까..ㅎㅎ
내일은 복면가왕인데 노래들도 잘하지만 누군지 모르면서 듣는 그 맛도 참 좋다
물론 김연우나 거미 그리고 지금 가왕인 하현우처럼 누군지 아는 데도 워낙 노래들을 잘하니까 다음번에는 어떤 곡을 가지고 나올까를 기대하는 것도 참 좋고 말이다.
요즘 이런 프로들이 너무 좋은 건 얼마전에도 언급했지만 원래 있던 노래들을 다시 편곡해서 부르기때문이다
다양한 재료를 가지고도 만드는 사람마다 다른 음식맛을 내는 것처럼 이번엔 어떤 노래로 어떤식의 음악을 만들어낼까를 기대하는 건 참 설렌다.
물론 말했듯이 사야에겐 십오년가까운 공백기동안 몰랐던 노래들을 새로 알게되는 재미 또 잊고있었던 노래들을 다시 들을 때 밀려드는 그리움같은 것도 다 좋고 말이다.
정말 티비프로가 사야인생을 이리 설레고 즐겁게 할 줄은 몰랐다
물론 그거야 사야가 지금 전혀 다른 활동들을 안하는 이유도 크다만 그래도 두 프로그램다 넘 멋지다
음악회를 자주 갔을 때 나오면서 느꼈던 그 감동과도 크게 다르지 않는 것 같다.
이것도 사야가 클래식은 진찌 좋아하는 몇 곡을 빼고는 비교를 해서 들을 능력이 없고 그저 느낌으로만 듣기때문이기도 한데 정말 클래식은 해석은 있을지언정 편곡을 하는 것도 아닌데다 페달을 너무 밟는다던 지 소리에 안정감이 없다던 지 그것밖에는 구별이 안된다
그마저도 워낙 유명한 사람들 위주로 음악회를 갔으니 뭐 흠잡고 말고도 없고 말이다.
거기다 클래식은 전공하신 분들께는 미안한 말이지만 그렇게 오래 연습해놓고도 삑사리라 그러나 음도 제대로 짚어내지 못하는 연주가들도 많다
아 또 삼천포로 흘렀는데..ㅎㅎ 비교할 수 있는 분야는 아니더라도 감동은 같다는 말이 하고 싶었다
노래들도 너무 잘하고 편곡들도 너무 잘하고 또 그게 다 일단 말이니까 그것도 사야의 모국어니까 가슴에 콕콕 박히고 말이다.
아무리 노래를 잘해도 좋은 곡을 선곡해 그 곡에 맞게 부르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닌데 그런 노래들을 듣다보면 희열이랄까 진하게 감정이입이 되더라구
더 나아가 사야가 삶에서 운같은 게 작용한다고 믿는 걸 전제한다면 이 두 프로가 사야에게 참 고마운 그러니까 행운인 것 같다
그래서 참 고맙고 아주 많이 좋다. 아니 한국인이라서 좋다
이 그지같은 땅에 태어나 그지같아서 떠났다가 결국 돌아왔다만 이 노래좋아하고 잘 하는 한국인인 게 좋다고
사야가 알기엔 모여앉아서 하나씩 노래하며 노는 민족은 한국인들밖에 없다
뭐 다른 민족들도 그럴 수 있겠다만 모르는 민족들이 그러는 건 아무 상관이 없다 왜냐면 사야가 모르기까지 하는 그 민족으로 태어나 살아가고 싶은 생각은 없으니까..ㅎㅎ
이 땅에서 태어나 천형을 짊어지고 살고 있다만 거기다 사야는 무슨 부잣집에 입양갔다 다시 돌아온 아이처럼 그 두 사회의 괴리를 아직도 제대로 이해하고 있지는 못하다만 아니 나름은 노력하는 데도 아직 그 차이의 근원을 납득하지는 못한다만
그래도 천일동안이란 노래를 이승환이 부르는 것도 김형중이 부르는 것도 테이가 부르는 것도 다 감동스럽고..
이 땅에 태어난 게 일종의 저주일 지언 정 이런 것들이 이 땅이기에 가능하단 생각에 만약 다시 태어난다고 해도 이 땅에 태어나고 싶다.
이런 건 세뇌일까 아님 익숙함일까 그것도 아님 자기합리화의 일종인 걸까.
뭐라도 상관은 없다
그냥 사야는 지금 이 글을 쓴 후에 불후의 명곡 다시보기를 할거고 내일은 복면가왕에 누가 나올 지를 그리고 녹화분이 이주니까 하현우는 내일이 아닌 그 다음에나 노래를 부르게 될 거라는 게 그저 안타까울 뿐..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