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따뜻한 은신처
한파
史野
2016. 1. 21. 00:49
강추위는 참 사람을 겸손하게 한다
넘 더워서 미치도록 짜증이 날 때는 있지만 넘 추워서 짜증아 나는 일은 없으니까
그러니까 추위는 더위와는 다르게 어느정도 인간의 공포심을 자극하는 것도 같다
이런 자각이 날씨가 아주 다른 지역사람들을 이해하는 단초같은 게 되려나
사야만봐도 추워지면 감내해야할 것들이나 감사하는 것들이 더 늘어난다
찌는 듯한 더위에 어쩌다 느끼는 시원함과 미치도록 춥다가 만나는 따스함의 강도를 비교할 수는 없을테니까
추위때문일까
저녁 어스름이 이리도 쓸쓸하게 느껴졌던 건?
제발 사라져버리면 좋을 것 같은 햇살과 간절이 붙잡고 싶은 햇살의 차이?
새삼스러울 건 없는 데 또 새삼스럽게 태양의 역할에 공포심까지 곁들인 경의를 표하는 중이다
늘 알고 있다고 믿는 어떤 것들이 늘 놀라와 ㅎㅎ
그리고 역시 반가운 마지막사진
어제 사야가 여덦시까지 침대에 누워있다가 찍은거다
천창이 있으니 어쩌면 당연한 데 그래도 보이지 않으면 있는 지 모르니까
보이지 않아도 없는 건 아니겠지만, 달처럼 안보인다고 당장 나가서 있는 지를 확인해볼 수 없는 게 이 세상엔 부지기수이므로..
우물안의 개구리처럼 사야는 저 조그만 천창을 통해 보는 달이 참 좋다
그래 달이 떴구나
일단은 보이는 구나
사야는 아직 저 달처럼 문을 열고 나가서도 보이는 걸 찾지 못했다
아니 어느 문을 열고 나가야 보이는 지를 알지 못한다
우선은 그저 달이 보여 기쁠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