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따뜻한 은신처

이 마음은 뭘까

史野 2016. 1. 16. 01:51

좀 전에 신영복씨가 별세하셨단 소식을 접했다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참 감동스런 책이었다

지금 기억으론 짱가놈이 군에서 보내준 책인 것 같은 데 아마 사야의 기억이 맞을거다

이것 역시 썼던 걸로 기억하는 데 사야가 군에있는 짱가놈에게 책을 보낸 게 아니라 군에서 선물받은 책을 읽고는 그걸 짱가놈이 사야에게 보냈었다..^^;;


우짜든둥 저 책은 사야가 누군가에게 선물을 하기도 하고 추천을 하기도 하고 감옥이란 비인간적은 공간에서 그 오랜세월을 한 지성이 인간다움을 지키며 쏟아낸 참 감동적인 사색이었다고..


문제는 사야가 독일에 있을 때 더불어숲이랑 나무야나무야, 였나를 읽다가 엄청 큰 실망을 했다

연극이 끝난 배우에 대한 이야기였는 데 연극이 끝난 배우가 자신에게 쏟아진 갈채는 결국 연극속의 그 역할이지 온전히 자신이 아니어서 어쩌고 하는 내용이었다


그때 사야는 이십대후반이었는 데 그게 굉장히 충격적이었다

아니 그 당연한 게 왜 괴로울까?

배우는 배우의 역할이 있는 거고 또 연극이 끝나면 삶은 또 삶인 거지 그게 분리가 안되나? 뭐 그런 생각이었다

전작에서 느낀 사색의 깊이가 너무 큰 감동이어서일까 엄청 낯설었던 느낌


그러다 '강의'라는 책을 어찌 또 선물받게 되었는 데 얼마 읽다가 결국 또 덮었다

뭐랄까 코드가 전혀 안맞는다고 할까. 확신에 찬 가르침같은 게 느껴졌다고 할까

호불호가 강한 사야이고 그게 결국은 포용력의 문제이기도 할텐데 그렇다고 사야가 다름을 전혀 인정하지 못하는 인간은 아니라는 생각에 첫 책을 아예 안 읽었으면 모를까 한동안 참 많은 생각을 했던 것도 어렴풋이 기억난다.


처음 책을 읽었던 게 이십대중반정도였을 테니 그땐 어마어마한 어른이라고 생각했었는 데 향년 75세

그래 그때야 엄청난 나이차이였지만 지금은 아 그것밖에 안되셨었나, 싶어 참 안타까운 마음이다

글은 모르겠지만 서체는 참 멋지다고 생각했었는데..


사야가 지금 글을 쓰는 건 안타깝긴 하지만 그 분때문은 아니고 그 분의 부고를 접하고 다시 사야를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 뭐 맘에 안들 수도 있지 누구의 글이나 다 좋아해야하는 건 아니니까

근데 사야는 마구 실망하고 막 속으로 무시하고 그랬다니까..

뭐 썼듯이 사야는 법정스님도 안좋아하고 그 분의 그 마지막도 어쩜 저리 끝까지 개판을 치며 죽을까 충격적이었던 인간인지라 더 마음이 복잡한 건 지도 모르겠다

여기에 사야가 놓치고 있는 뭔가가 있을 지도 모르겠단 생각때문이다

근데 그 놓치고 있는 그 뭔가가 뭔지 전혀 감을 못 잡겠다만 그걸 알아야 사야가 사야가 사는 이 삶을 지금보다는 조금 더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목마름


기대치일까?

저런 정도의 사람은 저렇게 살아야한다고 사야가 정해놓은 그런 기대치

사람이 모두 똑같으면 안된다고 누군가는 그 선을 넘어서야한다고 사야식의 강요를 하는 걸까


아 진짜 기분 이상하다

사야는 고인의 글이 왜그렇게 싫었던 걸까

아 그리고 싫었으면 싫었지 왜 돌아가셨다고 이런 글은 쓰고 난리냐고.

사야의 존재도 모르는 그 고인이 설마 넌 왜 내 글은 싫어했냐고 묻는 것도 아닌 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