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따뜻한 은신처

사야의 요술집?

史野 2016. 1. 14. 01:27

 

 

 

 

 

 

사야가 요즘 집안의 온도타령인 이유가 저 온도계 두개로 집안 곳곳 온도를 재고 다니기 때문인데 진짜 재밌다 ㅎㅎ

 

지금 사야가 앉은 곳이 보일러센서에서 이미터 차이도 안나 무시하고 있다가 갑자기 궁금해서 가져다 놔봤더니 세상에 저리 차이가 난다

어쩐지 별로 안춥더라니 ㅎㅎ

근데 침실온도는 또 저런데 저거야 사야가 화장실 창문을 열어놓았으니 뭐..

그래도 신기한건 사방팔방 실내문을 다 열여놓고 사는데도 온도평준화는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

공기가 섞이는 게 아니라 지들끼리 막 싸우나?^^;;

그래 아직도 이 집을 다 이해하고 있지는 못하다만 ㅎㅎ 올해는 또 실내가 평년대비 엄청 건조하다

 

저 베개는 가을 볕 좋은 날 빨아널어도 몇 번이나 돌려줘야 마르는 데 하루밤만에 말라서 넘 놀랬다

그나마 잘 안말라 속썩이는 건 저 실내화

 

누가 이 집에서 발 안시렵냐고 묻던데 저런 확실한 실내화가 있는 데 발이 왜 시렵겠냐 ㅎㅎ

글고 사야를 보일러나 난로보다 더 굳건히 지켜주는 저 털조끼

밖에 입고나가도 안 추울 저걸 집안에서 입고 있는 데 뭐가 춥겠냐고 ㅎㅎ

물론 저걸 빨아서 지금은 저것보다 얇은 조끼를 입고있긴한데 이건 또 엉덩이도 가려지는 긴조끼라 일장일단이 있다.

 

사야가 이번 겨울준비로 뭘 잘못했는 지 아님 잘했는 지는 모르겠는 데 어쨌든 이 강추위에도 전년대비 의외로 따뜻하고 이 집이 나름 지 목소리를(?)내고 있다고..

이 집은 흙과 나무로만 지어졌는 데 수십년 말린 고급나무로 지어진 집은 아니니까 이제야 나무가 바싹 마른 건 지. 거기다 작년 여름이 넘 건조해서 흙벽돌이 수분을 충분히 품을 여건이 못되었던 건 지

사야가 모르는 전문적인 요소가 작용했는 지는 모르겠다만 어떤 의미로건 살아 숨 쉬는 집은 맞는 것 같다

 

응팔의 영향인 지 사야도 늙은 건 지 구들이라 방바닥은 탈 지경이었고 방안 공기는 겁나 싸늘하던 옛시절의 집도 생각난다

모여 이야기를 할 때는 다 이불을 덮었었고 그러다가 묻어둔 밥그릇을 발로 차기도 하고 ㅎㅎ 진짜 추운 날엔 방안에 놓아두웠던 그릇에 살얼음이 얼기도 했었는 데..

 

추억은 다 아름다운 것도 아니고 그 시절이 그리운 것도 아니다만 슬며시 웃음이 나는 부정할 수 없는 과거의 시간이네

아픈 기억은 아픈 기억대로 퇴색되지도 다 용납되지도 않지만 그 거리라는 게 생긴 것처럼 말이다

그래 시간의 거리 또 기억의 거리..

시간이 약은 아니지만 그 시간은 원하건 아니건 거리감은 확실히 확보해주네

거리를 놓고 냉정하게 들여다 볼 수 있다는 건 더 큰 아픔일 수도 있지만 말이다

 

우짜든둥 또 제법 풍성하게 눈이 내렸다

사야는 오늘 이 자리가 최소 17도에서 17.8도까지도 가능하단 놀라운 사실을 알게되어 참 감격스런 날이다 ㅎㅎ

 

국제유가는 미친 나라들 싸움속에서 바닥을 기는 데 더 떨어질일도 만무하다만 떨어진다고 세금타령인 이 나라에서 가격이 더 다운 될 것 같지도 않고..

아 진짜 어쩌면 유일무이한 기회일지도 모르는 데 사야 미친척 한겨울 이 집의 온도를 어디까지 올릴 수 있는 지 함 해봐?

그럼 보일러가 망가지려나 ㅎㅎ

아 그래도 궁금해

이 요술집은 어디가 끝일까

보통 따뜻한 집 실내온도는 얼마지? 24도? 27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