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따뜻한 은신처
자식을 잃는 다는 건
史野
2015. 10. 4. 07:01
자식이 없는 사야는 사실 몰랐다 그게 어떤 의미인 지를..
말도 안되는 그 상황에 분노했을 뿐 자식을 잃는 다는 게 무슨 의미인 지를 몰랐다
그런데 개자식을 잃어보니 이제서야 어렴풋이 알겠다
거기다 그렇게 생각했다 하나라도 남은 자식이 있는 사람은 그나마 다행이라고..
그런데 아니더라
남은 자식을 보면 잃은 자식이 더 생각나더라
그나마 남은 자식이라도 있으니 얼마나 다행이냐가 아니더라
더 미치겠더라
먹는 모습을 봐도 자는 모습을 봐도 그 잃어버린 새끼가 생각나고
잘 먹어서 이쁜 게 아니라 잃어버린 내 새끼는 잘 먹을 까 안 아니 못 멕여서 미안해 미칠 것 같고 이렇더라
그러니까
잃은 자식에게도 남은 자식에게도 못할 짓이더라.
아니 가끔은 살아있는 저 놈들을 보는 자체도 고통이더라..
이쁘게 잘 수록 잘 먹을 수록 더 생각나고 더 안타깝고
자꾸 못해준 것만 생각나고 그렇더라.
남은 자식이 있어서 다행이 아니라 차라리 남은 자식이 없으면 더 낫지 않을까도 싶더라.
겨우 오년을 키운 개자식도 이런데..
이십년 가까이 키운 그 부모맘은 도대체 어떨까
이미 날은 환하게 밝았고
사야를 기다리다 지친 호박이는 불편한 바닥에 웅크리고 잠이 들었다
그런 저 놈도 안쓰럽고
저 놈의 얼굴을 통해 보이는 다른 놈들때문에 미치겠고
아직 확인한 적도 없고 믿지도 않아
여전히 기다리고 있는 데
돌아올 수 없는 길인 걸 확인도 하고
어찌 죽었는 지도 너무나 절절히 아는 당신들은 도대체 이 시간을 어찌 버티고 있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