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따뜻한 은신처

오랜 기다림 끝에..

史野 2015. 7. 14. 22:14

 

 

 

 

 

 

 

 

드디어 참나리가 꽃망울을 터트렸다

망울지기 시작해 이십여일도 넘게 만이다

작년에도 이리 피고졌을텐데 못봤기때문일까

다른 때보다도 유독 더 반갑다

장성떠날 때 두세뿌리 챙겨온거라 사야마당의 터줏대감이기도 하다

 

두 개의 수곽중에 하나만 피고지고 해 안타까왔는데 다른 수곽에서도 드디어 부레옥잠화가 핀다

참 좋다

 

역시 기다리던 칡꽃도 핀다

저 화려한 색감이며 단 향이며 엄청난 번식력만 아니라면 귀히 여겨질 존재인데 어찌보면 슬픈 칡꽃의 팔자다 ㅎㅎ

 

안 기다리는 코스모스도 벌써 피기 시작한다

뜨거운 여름에 피는 코스모스는 기억의 배반이다

그래서 싫다..^^;;

 

우짜든둥 넘어져가며 잘라온 칡꽃으로 올해 첫차를 마신다

꽃은 진한 자주색인데 우리면 꽃잎이 투명해지며 옅은 연두빛인게 늘 신기하다

저리 따뜻하게 한 주전자 마시고 왕창 우려 냉장고에 넣었더니 뿌듯.

이제 피기 시작하니 한동안은 칡꽃차 우려마시는 사치 좀 누리겠다

 

이 고요가 참 좋다란 생각을 하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좀더 격한 도시의 감동이 그리워졌다

정말 오랫만에 전시회도 가고 음악회도 가고 현대무용공연도 보고싶은 욕망이 쓰나미같이 밀려와 조금 당황스러웠다

 

그래 어찌보면 이 욕망도 참 오래 기다렸던 것 같다

뭔가 하고 싶어지기를 뭔가를 열망하기를..

 

엄밀히는 혼자 해본적이 없을 뿐 운전해간다면 불가능한 일은 아닌데 과연 사야는 행동할 수 있으려나

이거야말로 어쩌면 사야가 극복해야할 인생의 성장통이자 통과의례일 수도 있는 데

오십을 앞에두고 사야는 이 고비를 넘으려나..

 

볼만큼 봤고 경험할만큼 했다고 생각하고 있었는 데 그나마 욕망이 생긴 건 참 다행이란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