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야의 새집
이사를 한게 아닌데 사야는 또 새집에서 살게되었다
역마살낀 사람이 한 집에 살려니 이젠 땅이 알아서 움직여준다
저리 사야의 집을 빙돌아 길이 생겼다
처음에 들었을땐 미쳐 돌아가시는 줄 알았는데 이젠 날이면 날마다 장점을 찾느라 또 미쳐돌아가신다
버스가 지나다니는 게 보일 정도니 아주 산골에 사는 건 아니지만 집도 별로 없는데다 그 집들엔 사람들도 잘 안 살아서 사얀 사실 거의 산중에 혼자사는 형태다
거기다 동네가 좀 특이한 구조라 사야가 올리는 풍경속에 사람이 나타나는 일이란 없는 사야만의 천국
근데 이젠 보시다시피 집은 가만히 있는데 집둘레로 너무나 이쁘게 도로가 나고있다
냉정하게는 사야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집이 업그레이드 되는 건 맞다
그럼 뭐하겠냐고 막상 이 집에 사는 사야가 원하질 않는 걸..
한달 가까이 이 낯선 상황에 익숙해지려 용을 쓰다가 그래 결국 받아들여 여기 올릴만큼은 마음정리가 되었다
위에도 썼지만 이젠 하다하다 땅이 움직여주네
거금을들여 여주 지적도까지 사가며 나름은 엄청 신중하게 고른 장소였는데 이런 일이 생기리라곤 정말 꿈에도 생각못했다
저 빨간 대문은 다 말리는 걸 사야가 새끼들때문에 일부러 낸건데 잘하면 이제 저 문이 사야네 메인 대문이 될 지도 모르겠다
재밌는건 이리 사야 속이 타는 줄도 모르고 길내는데 돈까지 내라더라
머리에 붉은 띠매고 누군가의 멱살이라도 잡고 싶은 사야에게 말이다
그래 인생은 예측불허를 떠나 참 재밌다
역시 상기했듯이 사야가 아니라면 업그레이드되는 게 맞다
그래서 더 힘들고 속도 상하고..
어느 순간까지는 나름 삶을 선택한다고 믿고 살았더랬다
그리고 그 책임도 스스로 진다고 착각도 했더랬다
근데 지금은 너무나 절절하게도 아니다
꼭 뭐 이 문제만은 아니다만 집앞을 빙둘러 도저히 생길 수 없을 것 같은 길이 생겨도 아무것도 할 수가 없네
그래 우짜든둥 사야네 집이 이렇게 변하고 있다고
중세시대의 연금술사까진 아니지만 그리 비슷한 분위기를 풍기며 은둔하는 사야에겐 받아들이기 쉽지않은 변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