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따뜻한 은신처

이중고통

史野 2015. 3. 27. 01:18

요즘은 너무 고통스러워서 수도없이 자책하다가 아예 회피를 하고 지냈다.

그래서 여기 글도 안올리고 오는 전화도 안받고 왠만하면 평상심을 유지하려고 무진장 애썼다.


썼다시피 설마 무슨 일이 있겠냐며 안일한 생각으로 내보낸 게 아니라서 더 힘들고 고통스러웠다

잘못살았나보다 근데 왜 그 고통을 내새끼가 받나. 아니 새끼를 잃어버린게 직접 받는 고통보다 더 큰거구나 이게 천벌이구나..

지난 번과 달리 이번엔 정말 올무에 걸린게 확실하단 생각을 하니 더 견디기 힘들어 정말 생각하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며 버텼다.

이십사시간 대문을 열어놔도 이번엔 딴놈들이 이상하게 잘 나가지도 않고 사야가 울때마다 넘 불안하게 쳐다보는 게 더 불길하고..

하루하루가 지날 수록 정말 씽이때문이라기보다 사는 게 갑자기 넘 무섭고 힘들었던 날들.


전화도 안받고 문자도 씹으니 넘 걱정된다며 지난 금요일 고기공놈이 고맙게도 여주로 퇴근을 했다.

근데 마침 그날 친구놈에게 전화가 온거다. 전남친이 좀 알아보라고했다나

딴에는 궁금해서 블로그를 보고있는 것 같더라고..


아무일이 없었더라도 기분 드러웠을텐데 누군 이리 애간장이 녹고있는데 그걸 지켜보고 있었단 생각을 하니 거의 분노수준.

안그래도 죽을맛인데 어찌 이럴 수가 있냐고 고기공놈에게 신세한탄을 하다 전남친에게 전화해 아주 지랄지랄을 했다.

너랑 상관없는 내새끼라고 그리고 제발 내블로그에 들어오지말라고

아니 그걸 왜 직접 못 묻니? 그리고 왜 지금??


누구나 읽을 글을 쓰면서 누가 읽던 무슨 상관이냐만 정말 여기 들어와서 글을 읽을 거라곤 꿈에도 상상을 해본 적이없다.

지난 번 사야가 새끼들을 맡기로하면서 분명히 말했다. 사야가 새끼들을 못 키우는 한이 있더라도 시설로 보내던 지 할거니 신경끄고 절대 연락하는 일 없이 살자고..그리고 반년이 넘게 흘렀다.

그래도 새끼들 안부를 물을거라 생각했다. 반대입장이었다면 사야도 그랬을것이므로

아니 사야는 새끼들을 보게해달라고 떼를 썼을 가능성이 백프로다.


죽었다깨어나도 새끼들은 포기못하겠다더니 너무 조용하길래 조금 의아하긴했지만 그래도 개새끼들보다야 여자가 더 중요하겠지하고 이해하고 넘겼다.

지난 번 울 씽이 안 들어왔을 때 그래도 당근 사야에게 제일 먼저 생각난 건 전남친이다. 너무 절박해서 전후사정불문하고 간절히 도움을 받고 싶었는데 마침 딱 그때 와있던 언니들이 그쪽에서 아예 연락이 없는데 다시 얽히지 말라고 말렸다.

꼭 말렸기때문만은 아니고 그래 그 놈도 저리 지 생활하려고 애쓰고 있는데 울 새끼들때문에 분란일으키지 말자란 생각에 참았다.

도움을 받는 것도 도움을 받는 거지만 보통은 이해할 수 없는 사야의 이 새끼들에 대한 사랑때문에, 예전에도 썼지만 정말 그 사랑을 이해할 수 있는 건 그 놈이랑 나밖에 없었기때문에 더 외롭고 힘들었다.

그때 사야는 운전도 못했고 씽이는 잘못하면 감염이되어 몸이 썩어들어갈 지도 모른다고 하고 일하는 친구놈 매일 서울서 불러다 일당줘가며 치료하러다닌다고 수백만원을 썼다.

그거 사야 치과가야할 돈이었는데 그냥 발가락하나 자르고 끝내는게 낫다는 샘말에도 아니라고 끝까지 해보겠다고 돈 더 쓰고 몸힘들며 버틴 사야다.

내 새끼라서 그랬다. 그냥 개가 아닌 내 새끼고 가족이라서..

그렇게 겪고도 또 그런 짓을 했냐고 이번에 누가 한심해하던데 그래서라니까 내새끼라서 더 행복했으면 해서라고..


어쨌든 고기공놈이 그렇게 주말에 이박삼일을 옆에 있다가 일요일엔 그 남편놈이 데리러 와서 고맙게도 사야대신 장도 봐주고 그 놈이야 당연히 동생들 걱정 좀 그만시키고 누나나 좀 챙기라길래 다 키운 자식이 물속에서 손톱이 다 빠지도록 절규하다 죽는 세상에 괜찮다며 보냈다만

사야는 아니라니까 회피하고 있을 뿐 이 상황을 받아들이고 있는 게 아니다.

아니 철저한 방어기제가 작동해서 여전히 그게 몇시건 새끼들이 짖으면 뛰나가고 그냥 어딘 가 내 새끼가 있을거라 믿을려고 애쓰며 이 시간을 버틴다.


그래 쓰다 울다 술마시다 이제야 본론인데 어제 그 놈이 그러니까 전남친이 개를 데리고 씽이를 찾으러 올라갈테니 씽이 냄새가 밴 뭔가를 대문에 걸러놓으라는거다.

그 고통스런 순간을 쭉 봐왔다며 갑자기 왜 그리고 왜 지금.

제발 조금만 일찍 오지 그랬니?

비겁하다고 해도 어쩔 수 없다만 사야는 지금 울 씽이가 안궁금하다. 아니 궁금해서 미칠 것 같은데 그저 백프로 살아있다고 믿고살고 싶다고.

그리고 내 새끼가 문앞에 나타나는 상상을 하며 살고 싶다고..


정말 지난 번보다 더 지랄지랄하며 막고싶었는 데 혹시나 만약에라도 울 씽이가 어디선가 그 구조의 손을 기다린다면

어차피 무슨 말을 해도 들을 놈은 아닌관계로 서로 안보는 조건으로, 근데 이것도 기가막혔던 게 씽이만 새끼고 아끼나 호박이는 아닌가

아 그래 사야가 또 술이 취해 횡설수설하고 있다만 오늘은 정말 끝까지 이 글을 끝마쳐야겠다.


그래서 어제밤 씽이냄새나는 옷을 대문에 걸어두었고 오늘보니 그게 없어졌다.

걸어두겠다는 말을 하면서 사야는 그랬다 찾건 못 찾건 사야에겐 알리지 말아달라고..

아니 여태 그 처절한 과정을 지켜보다가 하필 왜 지금에서야 왜?????

서로 엮이지않길 바라는 마음도 크지만 사야는 겁이난다.

문자를 받은 어제 오후부터 지금까지 지옥같다.

어젠 이렇게 사야가 상상도 못했던 상황이 벌어지는 것이 두렵고 전 남친의 이런 돌발행동도 무섭고 그저 괴로와만하며 밤을 지새다가 오늘은 평생 못봐도 좋으니 제발 할방이에게 구조되어 살수 있기를 잘 믿지도 않는 부처님게 단주를 돌리고 또 돌리며 빌었다.


사람이 어찌 다른 사람을 안다고 할 수 있겠냐만 그래도 사야는 정말 전남친이 새끼가 없어졌으면 전화해서 쌍욕을 해대며 난리는 칠 수 있을 지언정 몰래 블로그를 읽을 수 있을 사람이란 건 몰랐다 그리고 당장도 아니고 이제서야 개를 끌고 이 산을 왜 헤매고 다니고 싶은 지도 전혀 이해를 못하겠다.

아무리 끝이라고 했어도 그저 새끼들 안부나 묻고 그것도 아니면 그래도 한동안은 새끼들 좋아하는 간식이라도 챙겨보내며 그렇게 살 수 있을 줄 알았다.

그런데 그 오랜시간 정말 아무연락이 없길래 또 울새깽이들 없이도 잘사는 줄 알았다. 정말 이렇게 난데없이 나타날 줄은 몰랐다.


진짜 악연이다

인생은 정말 타이밍인 지도 모르겠다.

첫번째는 그렇다고 쳐도 이번에는 이주후가 아니라 일주일만에라도 이런식으로 나타났더라면 아니 그리 남에게 전화해보라고 시킬 그 시간에라도 이리 적극적으로 나섰더라면

남은 내새끼들을 다 보내면 이 악연이 끝날까.

죽어도 안보내겠다는 건 간절히 관계를 끊자는 의미였던거고

얼마전에도 썼듯이 사야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당연히 맡기리라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건 뭐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