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따뜻한 은신처

다행인 술취향 그리고..

史野 2015. 2. 12. 22:30

 

사야가 술꾼이긴해도 취향이 확실해서 맥주랑 포도주만 그것도 적포도주만 마신다

맥주도 탄산이 적은 흑맥주 종류를 안좋아해서 아일랜드 삼년 살면서도 기네스는 거의 마셔본 적이 없다

당시 더블린 술집은 내마누라가 다 먹여살린다는 시절이었는데 ㅎㅎ 아이뤼시 친구가 사야 떠날 때 기네스랑 친해지지 못한 걸 가장 안타까와했다^^;;

 

며칠 술 그러니까 사야가 마실 술이 없어서 전에 친구가 가져다준 브랜디를 마시는데 너무 독한데다 금새 취해버리니 이게 뭔짓인가 싶더라는 것.

 

물론 술을 안마셔도 멀쩡할 수 있다면 그게 최상이겠지만 그럴 수 없는 사야에겐 소주도 못 삼키고 독주를 싫어하는 이 취향이 그나마 고맙다

포도주는 취하기까지 시간도 걸리고 다도같은 분위기까진 아니어도 예쁜 잔에 나름 이 생각 저 생각하며 일종의 의식(?)을 치를 수 있으니 말이다

이번에 경험해보니 어떤경우에도 소주 한병을 미친듯이 비우고 쓰러져 잠드는 삶은 살게 될 것 같지않아 참 다행이다.

 

오늘 결국 마트에가서 술도 사고 광어도 사다 먹었더니 싼포도주에 그리먹고싶었던 참치는 아니었을 지언정 무슨 황후의 만찬인냥 참 좋다.

 

우짜든둥 모두를 놀래켰던 영종대교 백중 추돌사고

끔찍하긴 했지만 사고크기에 비해 사망자가 두명이라 그나마 다행이라 생각하고 말았는데 그 중 하나가 고기공놈 거래처 사람이란다

더 놀라왔던건 그 놈은 그 곳을 한시간 전에 지나갔다나

타이항공과 대한한공에 나눠탔는데 시간차가 있었단 이야기

물론 그 놈이 사고를 당했다고 나쁜일이 있었을거라 생각은 안해도 말만으로도 어찌나 놀랍던 지.

오늘 장례식에 다녀온 놈은 심각한 부상자도 있다고하고 심란해 미치던데 사야로선 그 놈이 무사해서 다행인, 그래 삶이란 그런거겠지.

 

사야는 요즘 딱 하루만 생각하고 살기는 한다만 요즘처럼 사건사고가 끊이지않고 또 오늘 고기공놈과 사고사에대해 이야길 나누고 나니 생각이 많아진다

 

비행기타는 걸 그토록 싫어했던 건 긴 비행시간도 끔찍했지만 그 사고사에대한 공포때문이기도한데 사실 비행기야말로 사고율이 가장 낮은 교통수단이고 땅에사는 지금이야말로 사고사에대한 생각을 해봐야하지 않을까싶다

 

문득생각해보니 어찌보면 참 고마운 인생이다

당장 사고사를 당해도 그래서 고통받거나 피해줄 인간이 아무도 없네

아 슬퍼할 인간들이 없다는 건 아니니까 오버는 말길 ㅎㅎ

(새깽이들은 어떤 형태로든 전남친이 사랑으로 책임질거다.)

 

뭣부터해야하나

저장강박증까진 아니지만 뭘 참 못버리는 사야

우선은 이고지고사는 것들부터 정리해야겠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