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따뜻한 은신처

황량해진 풍경

史野 2014. 10. 15. 18:46

 

어제 오후 갑자기 거대한 기계가 나타나 왔다리갔다리 하더니 사야집 주변 벼를 베어버렸다

설마 했는데 오늘보니 정말 싸그리 베어버렸더라

벌써 그리 되었나 가을햇살에 빛나는 황금색들이 보기좋았는데 많이 아쉽다

 

안그래도 아침기온도 뚝 떨어지고 다섯시만 넘어도 난롯불이 그리운데 빈 논을 보고 있자니 벌써 이 곳엔 겨울이 오는 느낌

 

하긴 사야는 겨울도 좋아하고 눈도 좋아하니까 저 곳이 하얀 눈으로 덮힐 순간도 기대되긴 한다만 눈이 오기까진 아주 오래 기다려야겠지?

 

어젠 처음으로 침실창문을 닫고 잤는데도 새벽에 찬기운이 느껴져 깼다

그래 이렇게 서서히 이 곳엔 벌써 사야인생에서 가장 특별할 그 겨울이 오고있다

과연 사야는 그 오랜 고통으로부터 자유로와질 수 있는 것일까

두렵고 또 설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