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따뜻한 은신처
우울한 햇살
史野
2014. 10. 8. 13:59
봄에 산수유꽃이 핀 것에 감동만하고 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저리 열매가 열 몇개 달렸다
언제쯤 빨갛게 익을 지 신기.
너무 처참해서 도저히 나가볼 용기도 나지않던 집뒷편의 잡초를 대충이나마 제거하다가 놀랍게도 저 아이비를 발견했다
저걸 심은게 언젠데 아직도 살아있다니
더 놀라운 건 몇 년동안 겨우 저만큼 자랐다니 신기를 너머 미스테리다
가을햇살이 따사로운 요즘 일어나면 일부러 짧은바지로 갈아입고 해바라기를 한다.
마음같아선 알몸일광욕을 하며 몸도 마음도 바싹 소독을 하고 싶다만 아무리 둘러봐도 그럴만한 장소가 없다
조금씩 나뭇가지도 줍고 잡초제거며 톱질도 하다보니 자연스레 생각은 또 딸기농사에 가 닿는다
요즘이 사람을 사야할만큼 바쁘고 중요한 시기인데..
워낙 열악한 환경에서 일을 했던지라 화장실도 달린 새로운 하우스에서 정말 잘 키울 꿈을 꿨더랬는데..
꿈을 빼앗긴 중년은 슬프다 진짜 뭘해먹고 살아야하지?
앞으로도 사야의 마음속에선 딸기꽃도피고 딸기도 익어가려나
오늘 땔 나무도 마련해야하고 장작오기전에 쌓아놓을 곳도 치워야하는데 우울해서 미칠 것같은 날이다
저 햇살대신 소나기라도 퍼부었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