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따뜻한 은신처

단잠 그리고 그 댓가

史野 2014. 10. 1. 13:23

 

 

날씨가 쌀쌀해져서 이불보없이 그냥 덮던 이불대신 깨끗이 빨아 햇살에 잘 말려 두었던 새이불과 이불보를 꺼내 잠자리를 마련했다

예전엔 고온에 빨고도 꼭 다렸었는데 햇살에 말리니 이젠 생략.

아뿔사 술에 취해 간신히 이불보까진 씌웠는데 또 논밭을 헤매고 온 놈들 목욕을 안 시켰다

 

에라 모르겠다 혼자 문닫고 들어가 자버렸다

요즘은 수시로 깨고 새깽이들 없이는 잠도 못자는데 새벽에 화장실 한번 다녀오곤 또 숙면에 들어가 늦잠까지 잤다

 

열어놓은 창문으로는 찬바람이 솔솔불고 새로빨은 면이불보와 침대보의 촉감은 얼마나 좋은 지 호텔처럼 매일매일 갈고 살 수 있으면 좋겠다 뒹굴뒹굴.

 

도대체 이게 얼마만의 꿀잠인지 신기하기도 하고 감사하기도하며 방문열고 나와보니 난리난 시끼들

단단히 삐진 저 두 놈은 식사도 거부하고 저리 시위중이다

아 왠수들 할망이가 진짜 오랫만에 잘 잤다는데 그냥 봐주고 밥 좀 먹어주면 안되겠니?

 

다루기 힘든 놈들.. 저럴때보면 꼭 호박이가 씽씽이새끼가 아니고 아끼새끼같다

그래도 여기와서 밥잘먹어주는게 고마왔는데 오늘 지대로 속상하게한다

하긴 너희라고 왜 이 상황이 안 힘들고 마음아프지 않겠냐

자꾸 마음 아프게해서 미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