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따뜻한 은신처

너무 슬픈 밤이다

史野 2014. 9. 25. 23:38

 

 

햇살이 눈부시게 아름다운 날이었다

집밖의 햇살도 방안에 갖힌 햇살도 모두 따스하고 감미로운 날이었다

 

그런데도 사야는 내 황당하고 추잡하기도 한 글들을 썼다 지웠다를 반복하고 있었다

여기조차도 안전하지 못한 글들을 말이다

 

아 정말 사야가 요즘 좋아하는 표현대로 인생 뭣같다란 드런 기분이었는데

 

역시나 잘난 사야 대단한 사야.

이런 모든 상황을 전혀 모르신체 말을 건 모님께서 마음이 서늘할땐 사야가 생각난단다

우린 만난적도 없는데 요즘처럼 삶이 비루하고 자기모멸감을 극복하느라 괴로운 때에 정말 사야에게 저런 말은 생명수같다

갑자기 맞다 넌 이런 진흙탕 싸움을 하기엔 아까운 애야 란 생각이 스스로도 든다니까 ㅎㅎ

 

물론 삶에 급이 어딨겠냐 각자 착각하고 있을 뿐 세월호 문제에 열올리는 사야나 폭식투쟁을 하는 일베들이나 어차피 정상적인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는 한국사회에선 다 자기만족일 뿐 거기서 거기다

 

그러면서도 또 안다 인간은 그게 어떤 의미에서건 급이 있고 역시 그게 어떤 의미에서건 평등할 수 없다는 걸.

 

우짜든둥 제발 연락하지 말아 달라 부탁하고 남친번호를 시작으로 그 쪽 관계된 모든 번호를 지웠는데도 불안하다

현관키번호도 바꿔야할 것 같다

 

신은 딱 사야랑 새깽이들까지만 여기 보내셨어야했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

예고도없이 남친과 그 여자를 여기 보낸 건 정말 실수하신거다

 

 

아 글고

블로그를 안하셔서 모르겠지만 댓글을 썼다 지우시면 제겐 흔적이 한줄 정도로 남고 그럼 사야는 그 나머지 내용이 궁금해 미친다는 걸 좀 알아주십시요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