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그리움
우리 아버님 마지막에 네가 있어 정말 다행이라고 시엄마에 남편에 시누이도 모자라 그 아들내미까지 부탁하고 가신게 사야다.
그러고보니 그 이십년 전에도 지금과 똑같았다
무기력과 싸우는 사야와 아버님은 또 싸우셨더랬지
어머님은 놔두라는 데도 울 아버님 굳이 사야가 머물던 그 지하방까지 내려오셔선 이러고 있으면 안된다고 정말 팔까지 잡아끄시며 결국은 산책까지 시키셨다
짧은 치마를 입어야하는 여자가 아니라서 다행이라 하시면서도 줄여입은 사야의 짧은 치마를 위해 거실의 거울까지 떼다 잘 보라고 대주시고 잠자다 맨발로 전화받으러 나오면 실내화며 어머님 목욕가운까지 가져다 입혀주신 분도 아버님이다.
며느리지인이 찾아와 묵는 것도 모자라 열두시가 다 되도록 그 며느리는 일어나지도 않는 데 말도 안 통하는 그 며느리 지인이랑 한국과 관계된 모든 집안의 자료를 보여주며 시간을 끌어주던 분이다.
차로 아일랜드에서 영국거쳐 독일까지 갔을 때 운전도 안한 주제에 가자마자 거실에 쓰러져있던 사야에게 모든 짐을 날라주신 후에도 이런 하나 남았구나 내가 너까지 들어다 날라야하는 데 니 남편 몫이라서 참는다고 농담하셨던 분.
사야가 아무리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남편하고 싸워도 절대 아무말도 안했던 분. 사야가 피던 담배때문에 옷에 구멍이 나자 아무 쓸모없는 행위때문에 비싼 옷에 구멍까지 났으니 어쩔거냐고 놀리던 분.
절대 혼자 지낼 순 없어 남편이 출장갈 때마다 시어머니가 오시던 지 시댁으로 가던 지 반복하던 그 상황에서 어머니까지 안계시던 날
인스탄트 스파게티를 요리해주시며 맛은 확신한고ㄱ 웃으시던 그 분.
과거 한국이 아니 조선이 과연 중국의 속국이었는 지 아님 조공을 바치는 그런 관계였는 지 사야도 애매한 그 부분을 이런 저런 상황으로 이해하고 싶어하고 본인 신문도 아니고 지인인 퇴직한 판사가 읽는 신문에서 늘 한국에 관한 기사는 오려 전화기옆에 놔두던 그 분.
아 진짜 울 아버님 너무 그립다.
예전 시어머니 이야기도 마찬가지지만 시아버지도 마틴이고 결국 너고 정말 우리는 너는 그렇게 생각하니 난 아닌데 심지어 아이고 잘났구나 그럼 여기서 져줄까 식으로 한 이야기가 너무 많다.
아시다시피 사야는 착한 여자 컴플렉스가 있는 관계로 떠나서도 남편 없이도 매번 시부모를 방문하며 함께 한 시간이 너무 많다
이건 정말 사야가 너무 잘나서 그런데 그러고나면 남편도 시누이도 우리 부모에게도 그런 면이 있었는 줄 모르겠다고 또 다시 이런 저런 이야길 하는 계기가 되었었다.
오늘 사야가 이 이야길 쓰는 건 당연히 하나다.
이 애정결핍증이란 이유로 삶을 피터지게 사는 여자가 진짜 피터지게 산다는 걸 말하고 싶은 이유 그러니까 이해받고 싶은 소망도 있다만 본인 스스로 넌 사랑받은 적이 있었다고 견딜 수 있다고 되새김질을 하는 과정이다.
이겨내야한다 이 모든 걸, 가능한 좋은 기억을 다 끌어다라도 말이다.
사야는 참 괜찮은 인간인데
니 그리 예민한 신경때문에 그래서 상대를 볼 수 있으니 그리 따뜻한 마음을 갖는 게 아니냐던 전 남편말대로 그냥 아픈 면은 그래도 갖고 나름 보통의 삶을 살 수는 없는 걸까
여기 온 지 두 주밖에 되지 않았는 데 오늘까지 벌써 두 번을 토했다
여기라고 담양보다 더 많은 술을 마시는 건 아닌데 왜 몸은 이리도 쉽게 반응하는 건 지
제발 지금은 몸만 반응하면 좋겠다.
술을 만땅마시고도, 남들보다 열배는 많은 수면제를 털어넣어도 잠을 잘 수 없었던 사야는 매일매일이 아슬아슬해 미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