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아늑한 모래실

기분전환..^^

史野 2012. 11. 1. 21:54

새깽이들이나 떠나고 포스팅을 할 생각이였는데 또 빠르죠? ㅎㅎ

심각한 글을 올려놓으면 걱정하시는 분들도 많지만 사야의 강박관념도 좀 작용하구요..^^

 

우짜든둥 하루종일 마당에서 허리가 부서려라(?) 일하던 사야가 약간 생각을 바꿔 어제부터 새로운 일을 시작했습니다.

 

 

 

동쪽이 그러니까 주로 쓰는 대문이 아닌 서쪽으로 난 스페어대문인데요. 그걸 저렇게 칠했습니다. 나무에 칠하는 오일스텐인데 색이 다양하거든요.

색감좋아하는 사야가 저리 해놓고 보니 기분이 아주 좋습니다.

문제는 저 색이 레드와인이라는 겁니다. 포도주를 이십년넘게 마시고 있습니다만 유감스럽게도 저런 색의 레드와인은 마셔본 적이 없다죠..ㅎㅎ

 

 

 

그 옆으론 우선 세칸만 라임그린이라는 색으로 칠했습니다. 원래 저 색을 원하고 왼쪽의 색을 산건데 왼쪽은 올리브그린 오른쪽이 제가 원하던 라임그린이네요.

 

 

 

그 두색의 차이는 이렇습니다. 제가보기엔 라임그린을 올리브그린으로 팔아야 맞나싶지만 어쨌든요..ㅎㅎ

 

 

 

처음 공사해주신 분이 센스있으시게도 앞대문은 저런 모양으로

 

 

 

그리고 뒷대문은 이런 모양으로 해주셨더랬죠. 저 돌에 실수로 빨간페이트를 흘려서 사야가 그냥 녹색도 일부러 칠했습니다..ㅎㅎ

 

 

 

 

아무생각없이 칠하다보니 어젠 꽤많이 했는데요. 오늘 일어나기 힘들정도로 몸이 아프더라구요. 나이가 든건 지 아님 저런 일을 무시했던 건지..

어쨌든 가을햇살 가득한 마당에 색감까지 다양해지니 기분이 참 좋습니다.

 

 

 

 

역광이라 잘 안보이지만 개집이 있던 자리에도 칠했구요. 아주 저렴한 포도주를 마시는 관계로 병이 좀 일률적인데 어찌 저곳은 좀 다양하네요..ㅎㅎ

 

 

 

빛나는 주변 풍경도 좋지만 저 뽕나무사이로 포도주병에 걸리는 가을햇살도 너무나 사야를 행복하게 합니다

일하다 멈추고 한 오후 세네시쯤 맥주 한 잔 놓고 넋놓고 바라보는 풍경이기도 하고요.

저 뽕나무는 정말 나뭇가지 하나였는데 어느새 지 맘대로 저리 커버려 같이 심었던 주변 나무들까지 죽이고 있네요.

 

보통 집안의 음악을 크게 틀어놓고 일하는데 그럴땐 정말 무아지경, 아무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음악도 너무나 좋아하지만 제게 청력과 시력중 하나를 선택하라면 전 시력을 선택할 것 같아요.

사실 보는 것보단 듣는 걸로 삶에 더 상처가 되는 이유도 크겠지만요..^^;;

 

 

 

이지님이 추천해주셔서 하나 심었던 으아리가 저리 퍼져나가고 있네요. 제 으아리는 거의 하얀색에 가까운 보랏빛이던데 얼마전 어딘가에선 본 강한 보랏빛의 으아리도 구해다 심어볼 생각입니다.

 

 

오늘 저를 걱정해주시는 한분인 또 다른 모님께서 전화를 하셨더군요.

여태까진 술을 마시며 괴로와하는 저를 솔직히는 다 이해할 수 없었는데 이젠 이해가 된다구요. 그렇게까지 힘든 줄은 몰랐다며 무조건 응원한다고 하시는데 울컥했습니다

사얀 결국 또 이렇게 여러분들의 응원을 받으며 버텨내는 거겠죠?

 

 

 

 

마지막으로 저와 남게 될 울 씽구리 사진 하나도 올립니다.

새깽이들이 워낙 좋아하는 쇼파라 조금만 수리해서 남친이 가져가길 바랬는데 놓을 곳이 없다네요.

저도 어차피 치워야하고 저 데크를 빡빡 청소해서 오일스텐도 다시 발라야하고 할 일이 참 많습니다.

 

할 일이 많다는 건 참 행복한 일이지요.

남의 손을 빌리지 않고 이 집을 제 마음에 대출 흡족할 만큼 만들려면 시간이 아주 많이 걸릴 것 같거든요

그래서 사야는 어쩌면 이 집에서 혼자 버텨낼 수 있을 지도 모릅니다..^^

 

네 사야 이렇게 잘 견뎌내가고 있습니다

물론 앞으로 제가 해결해나가야할 문제들이 산더미이긴 하지만 그래도 이렇게 겨우 울타리에 색감입혀놓고도 무진장 행복한 사야입니다

색감입히기는 집밖을 너머 집안으로 확대될 지도 모르겠습니다..ㅎㅎ

 

 

 

 

 

 

 

 

2012. 10. 31. 여주에서...사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