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바베큐와 장터
우선 울 호박이 수술 무사히 잘 받았다. 이리 뛰댕기고 저리 뛰댕기고 저 모습이 수술한 다음 날이니 걱정 안해도 되겠다. 그래도 수술이 두 시간도 넘게 걸린데다 막상 마취에서 깨어나는 그 순간을 보는데 눈물이 핑 돌더라.
저녁까지 기다릴 수는 없고 너무 안타까와 수액을 집에 데려가서 맞치면 안되냐니까 경과를 지켜봐야한다고 안된다는 선생님. 하도 애기취급을 해서인 지 엄살이 장난이 아닌 놈인데 선생님도 다른 애들보다 더하다고 그러시더라나..ㅎㅎ
수술받은 놈을 두고 다시 올라와야하는데 그래도 저렇게 팔팔한 걸 보고 와서 참 다행이다.
병원에 있는데 저 상해에 있다는 동생에게 어디있냐고 전화가 왔다. 일요일에 상해로 돌아가는데 누나를 꼭 보고가고 싶다면서 여주로 오겠단다. 피곤하고 정신없는 날이긴했지만 오겠다는 손님을 거절할 사야는 아니라서 오후시간 아들내미를 데리고 도착. 뭐 저 놈도 그렇지만 특히 저 귀여운 아들내미가 우리집 오는 걸 좋아한다.
요리할 상황도 아니고 그냥 간단히 부르스타에 고기나 구워먹자니까 굳이 또 숫붗에 구워먹어야한다네..^^;;
저 이웃집 동생이 요즘 잠시 일을 쉬고 있는데 워낙 부지런한 사람이다보니 이번에 저렇게 탁자와 의자를 직접 만들었다. 마침 저 날이 니스칠까지 막 끝낸 날. 남친도 워낙 피곤해해서 저기서 첫 개시 좀 하자고 꼬셨다..ㅎㅎ 내 손님인데 고맙게도 채소도 다 씻어주고 파무침까지 해주고 나중엔 라면까지 끓여줘서 편히 앉아 먹기만 했으니 제대로 덕 좀 봤다.
저 정자가 엄청 시원하지만 여태 활용을 못했는데 막상 저렇게 의자와 탁자를 만들어놓고 앉아있으니 정말 좋더라. 우리집은 아니지만 왠지 종종 이용하게 될 것 같은 느낌..^^
재밌는 건 저 두 놈들이 동갑인데 평소부터 자기들이 동안이라고 우기는 사람들이다. 이번에 처음 만났길래 각자에게 물어보니 다 서로 자기가 더 젊어보인다나..하하하
우짜든둥 지난 번에 왔던 후배도 그렇고 여기저기서 여주에 가고 싶다고 난리인데 아무래도 사야가 서울에 있는 시간이 많다보니 쉽지가 않다. 거기다 집관리가 안되니 손님이 온다면 치우고 어쩌고 보통 신경쓰이는 게 아니다.
갈때마다 일만하다 오는 상황이건만 저 동생놈도 이번에 와서 확실히 누나가 없으니 집이 엉망이라고 하더라지..-_-
손님이 오면 다음 날 피곤하기도 하니 사야가 늘 내놓는 메뉴는 매생이만두국이라 안그래도 저 놈이 누나 내일 또 매생이만두국 꼭 끓여줄거지? 했는데..ㅎㅎ 마침 그 날이 장호원장날이라 남친이 국밥을 사준다고해서 그냥 나갔다.
여주는 5.10일장이고 장호원은 4.9일장인데 자주 가본 건 아니지만 사야 개인적으론 여주장보다 장호원장이 더 나은 것 같다.
사야도 잘 못먹지만 동생놈 아들. 이걸 날더러 지금 먹으라는 건가? 하는 저 표정..ㅎㅎ 사야는 물론 선지며 순대며 다 골라내고 국물과 밥만 먹었지만 생각보다 괜찮더라. 그리고 생각해보니 진짜 장터에서 국밥을 먹은 건 처음이었다..^^
앗 오랫만에 남친 출연. 이렇게 청미천변옆으로 쭉 노점상이 형성되고 재밌는 것들 참 많다.
파래김도 사고 메밀차도 사고..사실 꽃을 가장 사고 싶었지만 서울로 올라와야하는 관계로 눈물을 머금고 포기..ㅜㅜ 이왕 나간건데 그냥 사다만 놓고 나중에가서 심을 걸 지금은 좀 후회스럽다.
앞에서 보니 더 처참한 소파..ㅜㅜ 예전에도 누군가 무늬에 속지말라고 호박이는 아끼새끼라고 우긴 적이 있는데 저 둘은 정말 많이 닮았다.
이번에도 동생 아들놈 가만히 쳐다보다가 '쟤네들은 색은 다른데 왜저렇게 닮았어요?' 주원아 안그래도 유전자 검사라도 해보고 싶은 적이 있었단다 오래된 궁금증에 불붙이지 말아다오..ㅎㅎ
울 씽구리 사진이 빠지면 안되지..^^
저 정신없는 마당은 무시하시고 개를 워낙 좋아하는 동생 아들놈은 지난 겨울에 다녀간 후 호박이가 제일 보고싶었다지만 울 바리가 얌전하다고 무진장 이뻐라한다.
일박이일 정신없이 다녀온데다 몸은 엄청 피곤하고 또 마음 복잡한 일도 있긴 했다만 그래도 호박이 수술도 무사히 잘 끝났고 동생놈도 아들이랑 즐거워해서 참 다행인 시간이었다.
2012. 05.20. 여주를 다녀와서...사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