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저한(?) 이중생활 그리고 힘든 삶
누군가는 이 이중생활이란 말이 진짜 웃기다는데 그게 뭐가 웃긴 지 사얀 잘 모르겠고 사야에겐 정말 요즘 생활이 철저하리만큼 이중생활이다.
얼마전에도 쓴 적이 있지만 사야가 지금 생활하는 이 오피스텔과 여주집은 땅과 하늘차이만큼이나 다르다.
실제 환경만 다른게 아니라 사야의 사는 생활 자체도 다르지만 가장 다른 건 이 오피스텔에 오면 사야는 온전히 혼자라는 거다.
진정 혼자, 진정한 혼자...병원에가도 싸인하나 해 줄 수 없는 진짜 혼자
물론 여기에도 이십여종이 되는 식물들이 보살핌을 기다리고 있긴 하다만 아무리 말을 못하더라도 식물과 동물을 비교할 수는 없는 것..^^;
날씨가 더워지니 특히나 이 답답한 오피스텔이 견디기 힘들어지고 자꾸 집, 그러니까 여주에 가고 싶어진다.
여주에가면 나를 미치도록 반기는 네 마리의 생명체가 있고 관계야 어찌되었건 무진장 반기는 남친도 있고..ㅎㅎ
시골이란 특성상 할 일이 무궁무진한 것도 한 몫을 하겠지만 여기 앉아 이렇게 자판을 두드리거나 바깥의 저 무한한 차의 행렬을 바라볼 때의 느끼는 삶의 무게는 당근 다르다.
이게 무슨 예전 열심히 일하던 독일인들이 일년에 한두번 휴가를 가서 푹쉬는 것도 아니고 한달에 세 네번은 그 바뀜을 경험하다보니 참 사는 게 뭔가 아니 다시 한 번 환경이 인간에 미치는 영향이 뭔가 깊이 생각하게 된다지.
나이가 들어갈 수록 여유있어 지는 게 아니라 삶에 각박해지는 사람들을 더 자주 접하게 되는 것도 큰 변화다.
늘 강조하는 사야의 지론이다만 삶은 사는 게 아니라 살아내는 것, 잘 견뎌내는 것이란 생각을 자꾸 확인하게되는 요즘이기도 하다.
그래서 어쩌면 더 가족의 의미에 대해 많이 생각하는 시간들이었기도 하고 말이다.
나이가 들수록 연약해지기도 하고, 살아내고 견녀내야하는, 그냥 우리에게 주어진 이 삶속에서 가족, 그리고 특히 자식이란 건 그 삶을 버텨내는 원동력.
힘들고 어쩌고해도 그렇게 삶이 살.아.지.는. 거.구나' 를 이제 조금씩 체감하는 사야다. 거기다 신앙까지 있다면 당연히 훨 견디기 쉽게지만 말이다.
(아 자식도 있고 신앙도 있는 인간들도 무진장 힘들어한다는 걸 모르고 하는 소리는 아니다만..ㅎㅎ)
지난 주 정신과의사를 만났는데 그 분이 참 재밌는 이야길 해주셨다.
자기랑 나랑 닮은 점이 많다는 거다. 그래서 정신분석학적으로보다 인간적으로 내가 이해가 정말 간다나..하하
그러면서 해주신 정말 중요한 말씀은 정신과 상담을 하다보면 참 놀라운 사람들을 많이 보게 되신다는 거다. 그렇게 삶을 잘 견뎌가고 견뎌내고 더 잘 살기 위해 애쓰는 사람들을..
그러면서 결국 000님도 더 나은 삶을 위해 여기 오시는 거 아닌가요?, 하시는데 살짝 울컥했다. 그래 정신과를 찾는 사람들은 그게 어떤 이유건 본인의 삶을 더 나은 방향으로 가고 싶어 노력하는 사람이라고 나도 믿으니까...
각설하고 서예를 그만둔다. 시작한 지 이제 겨우 한달 반, 원하진 않았지만 시작했으니까 나름은 열심히 해보고 싶었는데 지난 목요일 아주 불미스럽고 불쾌한 일이 있었다.
남친은 무슨 일이 있었는 지 자세히 블로그에 쓰라고, 왜 자기 일은 자세히 써 전국적 망신(?)을 주면서 그 일은 안 쓴다고 하냐고 길길히(?) 뛰더만 ㅎㅎ 여기 자세히 쓸 일은 아니고 그냥 산전 수전 공중전까지 다 겪었다고 생각했던 사야가 ' 아 아직 나는 삶을 이해할려면 멀었구나' 란 생각을 했던 일이라고만 쓰자
그리고 또 하나 할 일도 많고 정말 새로운 뭔가를 하고 싶지 않았던 일이었는데 서예라는 게 나쁜 것도 아니었긴 해도, 강권이건 뭐건 그 곳을 나갔던 사야의 실수였다는 것도 인정하자.
세상엔 너무나 다양한 사람들이 살고 있고 또 나름은 각자 열심히 살고 있긴 하지만 울 정신과 선생님 말대로 가치관이 다른 사람들이 살고 있는 세상
가치관이 다른 건 누구의 잘잘못을 떠나 그냥 삶이 힘들어지고 피곤할 뿐이다.
특히 이 블로그란 곳.
나도 댓글 안 남기고 가서 읽기만 하는 블로그도 있다만 꾸준히 읽는 사람 입장에서야 당연히 사야란 인간을 잘 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교류가 없는 이상 그건 일방적인 관계다.
사야가 아무리 나름 투명하게 스스로의 삶에 대해 여기 흔적을 남긴다해도 글만으로 사야를 다 안다고 생각하는 건 정말 착각아닐까?
거기다 오프라인에서까지 만나고서도 본인의 잣대로, 그 말은 본인의 폭으로 사야를 다 이해하고 안다고 생각하는 거야말로 오해고 오만이다.
사야, 아니 이경숙이...
어차피 내 이름을 알고 들어오는 사람이 훨 많은 블로그이기도 하고 이름이 공개되는 게 뭐 대단할 것도 없고..
사람만나는 것 두려웠던 적 없고 그게 누구던 간에 별 차별둬본 적도 없고 여태 이 삶을 버텨낼 수 있었던 원동력은 내게 그래도 삶에는 진심이 통할 거라는 믿음이었다. (아니 그래도 그건 아직도 포기하지 않았다만)
그래도 여전히 투정하고 싶다. 아니 나를 알면서 내가 어떤 인간인 지를 안다면서 감히 그런 짓을 할 수 있을까? 묻고 싶기도하다.
누구말대로 사야는 아직 철이 없어서, 아직 세상이 얼마나 무서운 지 몰라서 이런 식으로 괴로와 하는 건 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어쨌든 내가 굉장히 돈이 많아 보였단 이야긴 참 인상적이었다
오늘 만나신 분 말씀이 한국에선 돈이 없어 보여도 있어 보여도 골치 아픈 일이라던데, 결국 그 말은 돈이 없어 보이면 무시당하고 돈이 있어보이면 이상한 사람이 꼬이고 뭐 그런 말이겠지?
뭐 돈이 없어 보인다는 말보단 돈이 있어 보인다는 말이 훨 기분좋긴 하다만 그렇다고 저 돈있어 보이는 여자를 어떻게 해봐야지 뭐 또 이건 아니지?
그래 어찌보면 이번 달부터 엄마에게 드리던 용돈도 끊은 마당에 배우고 싶지도 않았던 부담스런 서예비용을 절감하게 되었으니 다행이라 생각할 수도 있겠다. 어차피 인생은 생각하기 나름이니까..^^
근데 어쩌니
여기저기 떠돌면서 별 사람 다 만나고 이런 저런 걸 다겪었어도 괜찮았던 사야에게 이 극복 되지않는 여전히 드럽고 불쾌한 기분은..
산다는 것, 그리고 사람을 상대한다는 것 정말 힘들고 어려운 일이다...
2012.05.08. 서울에서..사야
우짜든둥 좋은 일로 만난 건 아니지만 난생 처음 탑골공원 담벼락에서 저리 앉아있어봤다. 그런 인간들 아니면 도저히 앉아 볼 엄두도 못냈을테니 신기한 경험이긴했다. 왠지 타임머신을 타고 예전으로 돌아간 묘한 기분이었달까. 언제 함 다시 가 앉아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