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아늑한 모래실

촌에사는 비애 그리고 기쁨

史野 2010. 10. 24. 21:48

댓글에 대충 올렸지만 못보신 분들이 많은 것같아 새 글로 올립니다

 

우선 댓글 달아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이사는 잘했구요. 이사하기 바로 전 제가 비오는데 황토에서 쭉 미끄러져 버리는 바람에 좀 다쳤답니다.

 

너무 아파서 응급실에 실려갔는데 왼쪽 팔꿈치가 부러졌다고 기브스를 오십센티나 해놨다지요. 담당의사오면 수술받아야한다고해서 입원까지했는데 담당의사왈 팔꿈치가 아니라 어깨라고 너무 연약한 부위라서 수술도 못하니 그냥 퇴원하고 일주일뒤에나 와보라나요?

 

어찌나 황당하던지..ㅜㅜ

 

어쨌든 이사는 해야하고 제가 없으면 안되니까 대충 견디다가 서울병원에 갔더니 제 담당의사 보자마자 이건 뼈의 문제가 아니라 힘줄이라며 왜이리 방치를 해뒀냐더군요..-_-;;;

 

정밀검사결과 뼈도 나가고 힘줄도 끊어지고 그랬다네요.

 

앞으론 무슨 일이 있어도 여주에서 병원에 가는 일은 없을겁니다.

 

중요한건 쿨님도 쓰셨지만 어깨수술이 만만한게 아니라 함부로 손대는게 아니라네요. 그래서 전 그냥 수술을 포기하기로 했답니다.

 

할 일은 태산같은데 제가 아무것도 못하니 제 성격상 답답해 죽을 지경이지만 그래도 잘 참아내고 있습니다..ㅎㅎ

 

팔도 조금씩 나이지는 듯 하구요. 방법을 찾다가 노트북을 책상이 아니라 거실 탁자로 옮겼더니 자판두드리는 것도 대충 가능하네요

 

 

우짜든둥 '아늑한 보금자리'란 제목으로 새 카테고리하나 만들고 사야의 첫 정착삶이 시작됩니다.

 

 

자 그럼 궁금해하시는 사진소식입니다. 이렇게 몇 일전부터 나무와 화분등을 실어날랐구요.

 

 

울 새깽이들도 이렇게 이사를 갔답니다. 남친후배가 운전했는데 중간에 아이들이 떨어지는 바람에 큰 일 날뻔했었구요..ㅜㅜ

 

 

제일 궁금해하실 복층사진입니다. 저 장식장 계단 아이디어는 제가 냈지만 저리 멋지게 만들어주실 줄은 몰랐답니다. 대만족입니다.

 

 

이런 모습이구요. 저 조명은 당연히 떼어내고 새로 달았습니다

 

 

이리 밖에는 판넬로 창고도 만들었습니다. 주변과 안어울린다고 저렇게 나무도 붙여주셨어요. 중요한 건 제가 살던 집이 저런 스타일 그러니까 결국은 창고였다는 거죠..흑흑

 

 

앞데크에 있던 난간은 이렇게 떼어내어 저 창고옆으로 울타리를 만들었구요.

 

 

새깽이들을 풀어키울 생각에 저리 대문도 만들었습니다

 

 

어찌 저리 세 놈이 직선으로 잠들었는지..ㅎㅎ 문제는 저 놈들이 더이상은 저걸로 만족을 못한다는거죠

 

 

날으는 원더우먼 아니 슈퍼견들인 저 새깽이들은 툭하면 높여놓은 울타리를 넘어 탈출을 시도하는 관계로 남친이 저리 스쿠터로 잡아오는 전쟁을 치르고 있습니다..흑흑

 

 

어쨌거나 앞집에서 관리가 힘들다고 준 가마솥으로 저리 아궁이도 만들었구요. 누룽지 드시러 놀러오세요..ㅎㅎ

 

 

장성에서 트럭빌려올때 저 미니냉장고를 가져와 인테리어 목적겸 맥주냉장고로 쓰고 있습니다.

 

 

윗사진 책장뒤는 이렇게 제 아늑한 서재가 되었구요.

 

 

그 반대편은 부엌입니다.

 

 

제가 지금 자판을 두드리고 있는 거실. 현재는 저 난로에 불도 지폈구요..^^

 

 

어제는 이 동그란 집을 열렬히 반대하던 남친후배들이 찾아와 펜션분위기도 내봤습니다..^^

 

산골이라서 구할 수 있었던 정말 멋진 집. 제 마음에 꼭 드는 집입니다. 물론 싼게 비지떡이라고 보일러선은 어딘가에 묻혀버리고 개수대물은 부엌바닥으로 새고 생난리도 아니었는데다 하수도 공사도 새로해야할 듯 하지만 하나씩 고쳐가면서 잘 살아보려구요.

 

저 사진 속 체크무늬의 옆옆집 남자는 도대체 어디서 살다왔길래 이 집이 따듯하다하느냐 놀래지만 제겐 정말 집도 훈훈하구요. 왠만한 사람은 못 버틸 외로운 곳이지만 사야는 한적함도 논두렁에 핀 잡풀들도 다 좋습니다.

 

몸도 좀 나아지고 집도 더 정리가되면 이 촌구석으로 시집온 외국인신부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쳐볼 꿈도 꾸고 있구요.

 

일부로 그런건 아니었는데 태어난 곳에서 겨우 십킬로정도 떨어진 이 곳에 자리를 잡게 되었네요.

 

코스모폴리탄으로 떠돌다 이제 면민이 되어 정착한 사야, 앞으로의 삶도 애정어린 눈으로 지켜봐주세요..^^

 

 

 

 

2010.10. 24. 여주에서...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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