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 갇힌 항아리
그리운 친구에게
史野
2008. 11. 4. 23:25
아침에 눈을 떠보니 가을햇살이 너무나 이뻤다.
집안으로 들어오는 햇살을 잡아보다가 사진을 찍으러 나갈까했는데 책을 읽다보니 어느 새 흐믈거리는 늦은 오후가 되어버렸어.
안되겠다싶어 남친과 뒷산에 올랐다. 가파른데다 등산로가 아니어서 아슬아슬했지만 네게 이 햇살을 보여주고 싶었거든
얌마 사진 열심히 올리란 말에 엉금엉금기면서도 사진을 찍느라 장갑을 수십번도 더 끼었다벗었다했다.
카메라가 망가진 후 처음으로 고마움을 느낀 날.
똑딱이가 아니었으면 가지고 올라갈 엄두도 못냈을테니까..ㅎㅎ
순대국을 먹고도 추웠다는 너를 위해 담았다
가을햇살의 따스하고 투명함을 네게 보낸다....
2008.11.04 장성에서...사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