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하고도 무서운(?) 인연...그리고
인연이라는 게 정말 있는 걸까
남친과 내가 만난 것도 넘 신기하기 이를데없지만( 하긴 그렇게 따지면 뭐 나랑 남편이랑 만난 것도 캡 신기하다만..-_-) 몇 일전에 또 신기한 경험을 했다.
친구놈이 막 상해에서 돌아온데다 어차피 남친과 나도 상해인연이니까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어떤 남자애 이야기가 나왔다. 그 남자애를 나는 잘은 모르는데 나랑 무척 친하던 여자애랑 사귀었더랬다.
그래 그 여자애도 아냐고 물었더니 친했다는 거다. 갑자기 궁금하기도 하고 그 애 고향이 광주걸 알기에 그럼 우리 연락해보자고 당장 메일을 띄웠다.
그 날 밤 그 애에게 답장이 왔는데 자기도 몇 일전에 내가 너무 생각나서 애들하고 술마시며 내 이야길 했다는 거다 안그래도 언니에게 메일을 써봐야겠다란 생각을 했는데(걔랑 나랑 연락한지 사오년된다) 내 메일을 읽었더니 소름이 다 끼치더라는 거다.
거기다 나는 그 애가 이젠 결혼해서 광주어딘가 살고 있겠거니 했더니 내 메일을 읽은 시간이 상해에서 돌아온 지 한시간이라나..^^;;;
그 날은 늦었고 다음 날 당장 통화를 해 생난리(?)가 났는데 남친 이름을 대며 기억나냐고 남친을 바꿔줬더니 반가와 난리고 내가 왜 여�는 지는 궁금해 더 난리다..ㅎㅎ
일단 돌아와 수원언니집에 있다 주말에나 광주로 온다고 해서 여긴 월요일에 오기로했는데 방금 비가 너무 와서 못 왔다고 전화가 왔다
아저씨 전화번호 좀 알려달라면서 자기 남자친구랑 다른 친구들이 아저씨랑 연락되었다고 좋아죽는다는거다.
우리는 어린시절(?) 이야기라 그 남자친구랑 헤어진줄 알았더니 지금도 사귀고 있고 곧 결혼도 할거라나.
나를 한번 잠깐 봤지만 그 남자애는 나를 무진장 싫어했는데 그 좋아하는 형소식을 나를 통해 듣게 될 줄은 또 어찌 알았겠는가..ㅎㅎ
나는 기숙사에 안 살아 잘모르지만 당시 남친이 맺어준 커플이 지금도 진행중이며 너무 반가와 하더라는 소식도 전한다.
상해를 떠난 후 내게 남은 인연은 마유미 그리고 상해가서 만난 그 동생놈, 그리고 간헐적이지만 가끔 메일을 주고받던 이번에 돌아온 그 친구놈이 전부였는데 어찌 나는 지금 백양사에 와 있고 이번에 연락이 된 그 동생애는 내가 너무 보고 싶었다고 그리고 그 애인은 남친이 너무 보고 싶었다고 하고 있단 말인가.
그 놈 집이 광주라는 걸 몰랐다면 메일을 보낼 생각도 못했을 텐데 어찌 이렇게 연결이 또 되는 지.
알고보면 내가 마유미빼고 상해에서 친했던 두 남자는 둘 다 남친이랑 함께 생활한 적이 있고 연락은 끊겼어도 친했다는 이 여자애도 남친이랑 그렇게 잘 알았는데 어찌 나는 남친을 그렇게 모를 수 있었는 지 그것도 넘 신기하다.( 아 물론 나만 남친을 몰랐지 남친은 나를 초반부터 알고 있었다드라만.)
어쨌든 이리 연결이 되어 보고싶어하던 사람들이 다 만날 수 있게 되었으니 좋긴하다만 정말 인연이라는 게 있고 그래서 이런 식으로 연결이 되는 거라면 신기하기도 하지만 무섭다는 생각이 든다.
아니 인연이 아니라 정인지도 모르겠다. 오육년만인가 통화하는데도 꼭 어제 통화한 것같은 그런 느낌은 인연이고 뭐시고를 떠나 그냥 우리가 당시 나눴던 인간적인 정일지도....
2008.06.28. 장성에서...사야
서울에 다녀왔습니다.
하모니님이 다녀가신 후 저렇게 정신없이 꽃밭을 일구다 저녁에 전활 받았습니다.
고기공놈 아버님이 갑자기 많이 아주 많이 아프시답니다.
휴게소에셔 쉬지도 않고 세시간만에 올라가 그 놈이랑 술마시고 다음 날 또 정신없이 내려왔습니다
원래는 올라간 김에 이 일 저 일 볼 생각이었는데 마음이 산란한데다 화분이 비어버린 집도 낯설고 불가능하더군요.
모든 차가 제 차를 비켜줄정도의 속력으로 다시 내려오는데 산천은 아름답고 속도내는게 이렇게 가슴이 뻥뚫리는 거구나를 실감했습니다.(아 그렇다고 넘 걱정은 마세요. 겁은 많아서 안전거리 확보는 확실히 하니까요)
어제가 장날인지라 오자마자 담양장에 가서 또 꽃을 좀 사고 어둑해지는 사이에 심었습니다.
잘 안보이지만 장에서 돌아오다 아는 분께 채송화도 얻어 심었구요
강철체력맞나봅니다. 그동안 그렇게 힘들었고 고기공놈때문에 놀래서 맘고생도 하고 24시간동안 서울을 왕복했는데도 밭갈 생각이 나니 말입니다.
옮겨심겨진 고구마는 그 새 이렇게나 자랐습니다.
이건 서울집에서 분갈이 하며 찍은 사진인데 그때 저렇게 새끼 손가락만하게 고구마하나가 열렸으니 이 땅에선 정말 몇 개 열리겠죠?
요건 이름은 까먹었는데 하모니님이 사주신 겁니다. 두 개인데 수중식물종류고 꽃이 이쁘게 핀다고 해서 기대하고 있습니다. 저 뒤로 보이는 싹은 백일홍들이구요.
대충 저렇게 자리를 잡아가고 있습니다. 아직도 할 일은 태산이지만 흐믓하기 그지 없네요.
오늘도 새벽에 깨어 비를 맞으며 잡초를 뽑았습니다. 마음이 평화로와지는 게 그냥 내려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꽃밭의 꽃이 잘 자라듯이 고기공놈 아버님 건강이 좋아지시리라 믿으렵니다.
하나님도 좋고 부처님도 좋고 마을언덕 당산나무도 좋으니 이런 저런 좋은 기운을 모아 잘 회복되시길 빌어주십시오
저는 다른 건 몰라도 개인의 좋은 기운이 모이면 기적을 만들거란 건 믿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