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cian Freud
누드 2002.
루시안 프로이트의 이 그림이 어느 익명의 거부에게 73억인지 팔렸다는 기사가 몇 일 온 세계 신문을 장식했다.
나야 뭐 73억은 커녕 일억이라도 살 생각이 없지만 그 기사가 내 눈을 확 끌었음은 물론이다.
Painter and Model, 1986/87
난 이 남자 이 그림을 십년전인가 원본도 아니고 책에서 보았는데 순간 너무 충격을 먹었다.
더이상 추레할 수 없는 소파위에 적나라한 남자의 나신
붓이 꼭 총인듯 남자를 향해 서있는 화가의 저 처절한 모습.
아 이 화가는 인간을 사랑할까라는 생각이 제일 먼저 들었다면 감정이입이 너무 강한건가?
어쨋든 그 화가가 그 유명한 프로이트의 손자라는 걸 알고 나서 왠지 더 궁금해져 언젠가 꼭 자세히 알아봐야지했었는데 아시다시피 공부를 하다만데다가 게으르다보니 그냥 지나치고 말았다.
사실 나는 그가 아직도 살아있다는 것도 몰랐거니와 팔십이 다되어도 저런 그림을 그리는 구나 신기하기도 해서 웹사이트를 좀 뒤적거리다 오랫만에 여기다 소개하고 싶어졌다.
떡본김에 제사지낸다고 한 일주일간 제대로 앉아 연구를(?) 해보면 금상첨화겠으나 요즘 내가 한국근현대사에 올인을 한 상태라 마음의 여유가 없다..ㅎㅎ
1922년 베를린 태생의 이 유대인 남자는 아마 프로이트가족이 히틀러를 피해 영국으로 이주할때 함께 간 모양이며 스무살도 되기전에 영국국적을 취득했으니 그냥 영국인이라고 해야겠다.
Reflection (self portrait) 1985 , 56.2 x 51.2 cm; Private collection
잘생기기도 했지만 환갑이 넘은 나이에도 이렇게 근육질인 이 남자는 전문모델은 안쓰고 지인들을 그것도 자기화실로 불러 오래 오래 그리길 좋아한단다 (아마 질리도록 그렸다는 세잔느랑 비슷한 스타일인지도 모르겠다.)
저 모스그림도 육개월이나 걸렸다던데 임신부 육개월이면 배의 크기가 엄청 달라졌을텐데 오브제(?)에 대한 화가의 느낌이 매달 어떻게 달라졌는지 그리는 과정을 볼 수 없었기에 안타깝다..^^
화가가 원해서 그렸다는 엘리자베스 2세의 초상화.
여왕은 차마 오라가라
못하고 일년을 넘게 찾아가 그렸다는데 느낌 끝내주지 않는가?
풍맞은 코기(영국왕실에서 육십년이상 사랑받는 개종류란다) 같다고
불경죄아니냐는 비평도 받았다는데 어쨌든 여왕자신은 별 상관이 없었는지 버킹컴궁전소장품이 되긴 되었단다..ㅎㅎ
Naked girl asleep, II Oil on canvas, 55.8 x 55.8 cm; Private collection
그는 무슨 생각으로 이런 그림들을 그리는 걸까.
물론 그는 대중의
반응에도 관심없고 대상이 어떻게 존재해야하는가를 그린단다.
그래서 자기의 아이디어나 생각을 요구할수 있는 전문모델이 아니라 자기가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을 그리는 거라고..
엄청난 가격에 그의 그림들이 거래되고 (누군가 확 띄워준것이 큰 이유이긴 하지만) 사생활보호에 예민한 이 노화가의 앞으로의 행보가 궁금하다.
여담인데 나는 프로이트의 이론을 신봉하지 않는 사람인데 내게 뭐 대단한 반대이론이 있어서가 아니라 내 경우에 맞지 않기때문이다.
막내로 사랑을 받으며 충분한 젖을 먹었음에도 불구하고 엄마젖 한 번 못 빨아보고 애기때 혼자 잠든 울 신랑이 정신분석학적으로 나보다 훨씬 멀쩡하니 말이다..^^
2005.02.15. 東京에서...사야
apocalyptica.
bitterswe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