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도는 흔적

사야의 마흔살 생일파티

史野 2007. 6. 27. 12:28

오래 기다리셨습니다..ㅎㅎ

 

다시 도쿄로 돌아왔습니다.

 

2007년 6월 19일 사야는 만으로 마흔이 되었고 생일전에 파티를 하는 법이 없는 독일법(?)에 따라 6월 23일 토요일 서울에서 축하파티가 열렸습니다.

 

 

우선 무엇보다 궁금해하실 제 차림입니다... 그냥 바지입을려고 했는데 주인공이 그러면 안된다고 올케언니가 하도 말려서 저렇게 드레시한 차림을 하게 되었답니다..ㅎㅎ

 

 

파티는 다섯시에 시작인데 신랑은 김포에 두시반 도착예정이라 저 귀여운 고기공놈이 제 대신 신랑픽업을 나갔죠.

 

일찍 도착하신 분들과 이제 맥주마시기를 시작하는 중이구요. 저 식탁위의 보라색 꽃바구니는 제가 특별주문을 한거랍니다..ㅎㅎ

 

 

제가 늘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다고 자랑에 마지않는 조카들이예요..^^ (어찌 다 안경을 썼군요..-_-)

 

 

이제 사람들이 하나둘 모이기 시작했고 모두 이런식의 파티가 처음이라며 약간 뻘쭘해들 하다가 조금씩 섞이기 시작합니다..ㅎㅎ

 

 

야외였구요. 전반적으로 이런 분위기. 주변에는 나무도 심어져 있고 장소가 정말 마음에 들었답니다.

 

 

드디어 제 남편외에 독일인이 하나 등장했습니다.. 저는 저 커플을 만났었지만 신랑과는 첫 대면입니다..^^

 

 

제 파티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었던 기타연주. 송현님이 제 파티를 위해 특별히 모시고 온 분이신데요 연주도 멋졌지만 너무 재밌으셔서 우리모두 열광을 했더랍니다.

 

 

무슨 두 국제커플이 야한장면을 연출하는 거 아니구요..ㅎㅎ 딱 둘만 한국어를 알아들을 수 없는 관계로 조용히 통역을 해주고 있는 모습이지요..^^;;;

 

사실 저 뒷 배경의 남자분과 바로 옆의 까만옷을 입으신 저 커플이 내년이 결혼 이십주년이라는데도 여전히 연애할때처럼 닭살인 기네스북에 올라가야하는 커플입니다. 아직도 저 남자분은 첫눈 온다고 케익을 사고 직접 쓴 카드까지 들고 출현하는 로맨티스트시구요..^^

 

 

친구의 귀여운 아들은 열심히 기타연주 흉내를 내고 있군요..^^

 

 

모든 파티엔 분위기메이커가 필요하고 너무 재밌었지만 특히 이 부부는 저 맑고 환한 웃음으로 끝까지 저희를 행복하게 했지요..ㅎㅎ

 

 

드디어 시어머님이랑 하기로 한 화상통화. 유감스럽게도 잘 안잡혀서 이리 옮겨보고 저리 옮겨보고 난리가 아니었습니다. 막 시어머님이 화면에 나타나셔서 너무 반가와하는 모습인데요 .저희는(특히 울엄마..ㅎㅎ) 너무 좋아하는데 알고 봤더니 시어머니는 저희가 전혀 안보이셨답니다. 어쩔 수 없이 휴대폰으로 통화를 하면서 우리는 어머님을 보고 있다 어쩌고 짧게 끝낼 수 밖에 없었답니다. 

 

 

저를 낳아주신 제 엄마입니다..^^ 너무나 멋쟁이에 인상도 좋으시고 친절하기까지 하셔서 제 글을 읽으셨던 많은 분들이 좀 헷갈려 하셨지요..ㅎㅎ (어느 분은 이야기만 듣다가 실물을 뵈니 꼭 티비에 나왔던 인물을 보는 듯한 기분이란 말까지..^^;;;) 

 

 

테이블마다 분위기메이커가 하나 둘씩은 있어서 어느 테이블이나 웃음이 넘쳐났지만 제일 압권은 가족테이블이었다지요. 당근 민들레님때문인데요 고기공놈 (그 테이블에 가서 절대 안나오더군요..ㅎㅎ)  너무 재밌어서 도저히 일어설 수가 없었다네요.

 

저 날 우리 오빠가 그러더라나요. 언제 우리가 쟤한테 술을 이렇게 얻어먹겠냐고 맘껏 마시고 취하자고..하.하.하 안그래도 닭살들인 세 커플 분위기 완전 업되어서 결국 노래방까지 진출을 했답니다. 점잖은 울 올케언니표현에 의하면 부르스들까지 춰가며 광란의 밤을 보냈다네요. ^^

 

 

제가 안고있는 저 멋진 남자가 얼마전에 군에간 제 큰 조카입니다. 아직도 이등병인데 딱 하루 외박을 나와 참석을 했죠..ㅎㅎ

 

 

아저씨가 막 술을 가져오시는 데 찍혀서 잘 안나왔는데 왼쪽의 모자쓴 놈이 케익을 사와서 커팅을 했습니다.(그 사진이 전 없네요. 누구 가지신분 보내주세요~~) 무뚝뚝한 놈이라 감동을 했더니만 주변 누님들의 코치였다 고백하더군요..ㅎㅎㅎ

 

오른쪽의 까만옷을 입은 친구가 사람들이 열흘내내 웃을 웃음을 저 날 밤에 선사했지요..^^

 

 

이쁜 케익을 이렇게 예술적으로 커팅을 해놓은 건 제 남자입니다..^^;;;

 

 

어찌보니 여긴 모두 독일어가 가능한 독일어권(?) 사람들이네요.

 

 

그러니까 저희 세 사람 그리고 뒷 배경의 신랑까지가 지난 번에 올렸던 뒤셀도르프에서의 제 만으로 서른 파티에도 참석했던 사람들입니다..^^ 셋이 만나는 건 그러니까 십년만이네요.

 

안그래도 다들 우리 그럼 사야님 쉰 생일에 다시 만나자 뭐 그러면서들 헤어졌답니다..ㅎㅎ

 

다섯시에 시작한 파티가 새벽 두시가까이 되어 끝났으니 아홉시간이 진행되었네요. 노래를 부르거나 춤을 춘것도 아니고 그저 술마시고 이야기하는 파티였는데도 너무나 즐거웠고 분위기 좋았습니다. 한 열명정도 두 시까지 남아있었는데요 흐르는 음악도 좋고 마침 비까지 내려 천막에 부딪히는 빗소리까지 환상적인 밤이었습니다.

 

나이도 직업도 성향도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모였는데 서로 다들 정말 좋은 사람들이더라 너무 즐거웠다란 이야기를 해줘서 제 기분이 아주 좋았습니다. 저를 어떻게 아는 사이냐고 서로들 물어보다가 다음번에는 피카소의 청색시대 그런것처럼 한국시기 독일시기 아일랜드시기 뭐 이런식으로  각자 다른 색으로 이름표를 달자는 제안까지 나왔답니다..하.하.하

 

떠도는 외로운 인생에서 (저 위 제가 7년전 최초로 가입했던 카페분들도 계신데 제 닉네임이 외로운 나그네입니다..-_-)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던 건 제 복이고 거꾸로는 또 이렇게 좋은 사람들을 한국에 두고서 외롭게 떠도는 구나 싶어 서럽기도 하고 그렇네요.

 

누군가 그러더군요. 언니는 사람이 재산이구나, 라고요. 전날 잠도 제대로 못잔데다 비행기타고 와 그대로 파티에 참석하는 바람에 너무나 피곤했던 신랑도 너무 좋은 밤이었다고 너를 모두 좋아하고 아끼는 사람들이 모인 듯해 자기도 기분이 좋더라고 하더군요.

 

저를 이렇게 행복하게 해주셔서 모두 감사드립니다. 제 떠도는 인생에 멋진 선물같은 밤이었구요 앞으로도 씩씩하게 사는데 힘이 될거예요. 주인공이라고 여기 저기 왔다갔다 하느라 많은 이야기는 못 나눠 죄송했지만 그래도 얼굴 뵐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오신 분들이 다 나온것도 아니고 공개를 피하시는 분들도 계셔서 어느 분들인지 설명없이 그냥 올렸습니다.

 

그리고 말씀드렸던 것처럼 모아주신 돈과 합해 오십만원 필리핀으로 보냈습니다. 정확히 어디에 쓰이는 지 모르시는 분들께 말씀을 드리면 한가족에게 매달 오만원씩 지원하고 지금은 네 가족을 돕고 있답니다. 선물이야 주는 사람마음인데 제멋대로 그래서 죄송한 마음도 있지만 모두 즐겨 동참해주신 것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특히 사진찍어주신 몽님 그리고 앉아 수다나 떠는 제 대신 여러모로 파티에 신경써주신 경사모 삼인방 여러분(식구들이 그렇게 불렀답니다.ㅎㅎ) 장소물색에 파티복까지 챙겨준 올케언니 고맙구요. 오시진 못했어도 축하와 기원남겨주신 분들께도 감사드립니다.

 

일일히 재밌는 이야기 고마운 이야기 쓸려면 끝이 없을 거 같아 여기서 보고서를 마침니다. 

 

 

보너스

 

 

특별히 장만한 신발입니다..

사진보다 더 이쁘다죠..ㅎㅎㅎ

 

 

 

2007.06.27. Tokyo에서..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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