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야의 마흔살 생일파티
오래 기다리셨습니다..ㅎㅎ
다시 도쿄로 돌아왔습니다.
2007년 6월 19일 사야는 만으로 마흔이 되었고 생일전에 파티를 하는 법이 없는 독일법(?)에 따라 6월 23일 토요일 서울에서 축하파티가 열렸습니다.
우선 무엇보다 궁금해하실 제 차림입니다... 그냥 바지입을려고 했는데 주인공이 그러면 안된다고 올케언니가 하도 말려서 저렇게 드레시한 차림을 하게 되었답니다..ㅎㅎ
파티는 다섯시에 시작인데 신랑은 김포에 두시반 도착예정이라 저 귀여운 고기공놈이 제 대신 신랑픽업을 나갔죠.
일찍 도착하신 분들과 이제 맥주마시기를 시작하는 중이구요. 저 식탁위의 보라색 꽃바구니는 제가 특별주문을 한거랍니다..ㅎㅎ
제가 늘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다고 자랑에 마지않는 조카들이예요..^^ (어찌 다 안경을 썼군요..-_-)
이제 사람들이 하나둘 모이기 시작했고 모두 이런식의 파티가 처음이라며 약간 뻘쭘해들 하다가 조금씩 섞이기 시작합니다..ㅎㅎ
야외였구요. 전반적으로 이런 분위기. 주변에는 나무도 심어져 있고 장소가 정말 마음에 들었답니다.
드디어 제 남편외에 독일인이 하나 등장했습니다.. 저는 저 커플을 만났었지만 신랑과는 첫 대면입니다..^^
제 파티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었던 기타연주. 송현님이 제 파티를 위해 특별히 모시고 온 분이신데요 연주도 멋졌지만 너무 재밌으셔서 우리모두 열광을 했더랍니다.
무슨 두 국제커플이 야한장면을 연출하는 거 아니구요..ㅎㅎ 딱 둘만 한국어를 알아들을 수 없는 관계로 조용히 통역을 해주고 있는 모습이지요..^^;;;
사실 저 뒷 배경의 남자분과 바로 옆의 까만옷을 입으신 저 커플이 내년이 결혼 이십주년이라는데도 여전히 연애할때처럼 닭살인 기네스북에 올라가야하는 커플입니다. 아직도 저 남자분은 첫눈 온다고 케익을 사고 직접 쓴 카드까지 들고 출현하는 로맨티스트시구요..^^
친구의 귀여운 아들은 열심히 기타연주 흉내를 내고 있군요..^^
모든 파티엔 분위기메이커가 필요하고 너무 재밌었지만 특히 이 부부는 저 맑고 환한 웃음으로 끝까지 저희를 행복하게 했지요..ㅎㅎ
드디어 시어머님이랑 하기로 한 화상통화. 유감스럽게도 잘 안잡혀서 이리 옮겨보고 저리 옮겨보고 난리가 아니었습니다. 막 시어머님이 화면에 나타나셔서 너무 반가와하는 모습인데요 .저희는(특히 울엄마..ㅎㅎ) 너무 좋아하는데 알고 봤더니 시어머니는 저희가 전혀 안보이셨답니다. 어쩔 수 없이 휴대폰으로 통화를 하면서 우리는 어머님을 보고 있다 어쩌고 짧게 끝낼 수 밖에 없었답니다.
저를 낳아주신 제 엄마입니다..^^ 너무나 멋쟁이에 인상도 좋으시고 친절하기까지 하셔서 제 글을 읽으셨던 많은 분들이 좀 헷갈려 하셨지요..ㅎㅎ (어느 분은 이야기만 듣다가 실물을 뵈니 꼭 티비에 나왔던 인물을 보는 듯한 기분이란 말까지..^^;;;)
테이블마다 분위기메이커가 하나 둘씩은 있어서 어느 테이블이나 웃음이 넘쳐났지만 제일 압권은 가족테이블이었다지요. 당근 민들레님때문인데요 고기공놈 (그 테이블에 가서 절대 안나오더군요..ㅎㅎ) 너무 재밌어서 도저히 일어설 수가 없었다네요.
저 날 우리 오빠가 그러더라나요. 언제 우리가 쟤한테 술을 이렇게 얻어먹겠냐고 맘껏 마시고 취하자고..하.하.하 안그래도 닭살들인 세 커플 분위기 완전 업되어서 결국 노래방까지 진출을 했답니다. 점잖은 울 올케언니표현에 의하면 부르스들까지 춰가며 광란의 밤을 보냈다네요. ^^
제가 안고있는 저 멋진 남자가 얼마전에 군에간 제 큰 조카입니다. 아직도 이등병인데 딱 하루 외박을 나와 참석을 했죠..ㅎㅎ
아저씨가 막 술을 가져오시는 데 찍혀서 잘 안나왔는데 왼쪽의 모자쓴 놈이 케익을 사와서 커팅을 했습니다.(그 사진이 전 없네요. 누구 가지신분 보내주세요~~) 무뚝뚝한 놈이라 감동을 했더니만 주변 누님들의 코치였다 고백하더군요..ㅎㅎㅎ
오른쪽의 까만옷을 입은 친구가 사람들이 열흘내내 웃을 웃음을 저 날 밤에 선사했지요..^^
이쁜 케익을 이렇게 예술적으로 커팅을 해놓은 건 제 남자입니다..^^;;;
어찌보니 여긴 모두 독일어가 가능한 독일어권(?) 사람들이네요.
그러니까 저희 세 사람 그리고 뒷 배경의 신랑까지가 지난 번에 올렸던 뒤셀도르프에서의 제 만으로 서른 파티에도 참석했던 사람들입니다..^^ 셋이 만나는 건 그러니까 십년만이네요.
안그래도 다들 우리 그럼 사야님 쉰 생일에 다시 만나자 뭐 그러면서들 헤어졌답니다..ㅎㅎ
다섯시에 시작한 파티가 새벽 두시가까이 되어 끝났으니 아홉시간이 진행되었네요. 노래를 부르거나 춤을 춘것도 아니고 그저 술마시고 이야기하는 파티였는데도 너무나 즐거웠고 분위기 좋았습니다. 한 열명정도 두 시까지 남아있었는데요 흐르는 음악도 좋고 마침 비까지 내려 천막에 부딪히는 빗소리까지 환상적인 밤이었습니다.
나이도 직업도 성향도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모였는데 서로 다들 정말 좋은 사람들이더라 너무 즐거웠다란 이야기를 해줘서 제 기분이 아주 좋았습니다. 저를 어떻게 아는 사이냐고 서로들 물어보다가 다음번에는 피카소의 청색시대 그런것처럼 한국시기 독일시기 아일랜드시기 뭐 이런식으로 각자 다른 색으로 이름표를 달자는 제안까지 나왔답니다..하.하.하
떠도는 외로운 인생에서 (저 위 제가 7년전 최초로 가입했던 카페분들도 계신데 제 닉네임이 외로운 나그네입니다..-_-)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던 건 제 복이고 거꾸로는 또 이렇게 좋은 사람들을 한국에 두고서 외롭게 떠도는 구나 싶어 서럽기도 하고 그렇네요.
누군가 그러더군요. 언니는 사람이 재산이구나, 라고요. 전날 잠도 제대로 못잔데다 비행기타고 와 그대로 파티에 참석하는 바람에 너무나 피곤했던 신랑도 너무 좋은 밤이었다고 너를 모두 좋아하고 아끼는 사람들이 모인 듯해 자기도 기분이 좋더라고 하더군요.
저를 이렇게 행복하게 해주셔서 모두 감사드립니다. 제 떠도는 인생에 멋진 선물같은 밤이었구요 앞으로도 씩씩하게 사는데 힘이 될거예요. 주인공이라고 여기 저기 왔다갔다 하느라 많은 이야기는 못 나눠 죄송했지만 그래도 얼굴 뵐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오신 분들이 다 나온것도 아니고 공개를 피하시는 분들도 계셔서 어느 분들인지 설명없이 그냥 올렸습니다.
그리고 말씀드렸던 것처럼 모아주신 돈과 합해 오십만원 필리핀으로 보냈습니다. 정확히 어디에 쓰이는 지 모르시는 분들께 말씀을 드리면 한가족에게 매달 오만원씩 지원하고 지금은 네 가족을 돕고 있답니다. 선물이야 주는 사람마음인데 제멋대로 그래서 죄송한 마음도 있지만 모두 즐겨 동참해주신 것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특히 사진찍어주신 몽님 그리고 앉아 수다나 떠는 제 대신 여러모로 파티에 신경써주신 경사모 삼인방 여러분(식구들이 그렇게 불렀답니다.ㅎㅎ) 장소물색에 파티복까지 챙겨준 올케언니 고맙구요. 오시진 못했어도 축하와 기원남겨주신 분들께도 감사드립니다.
일일히 재밌는 이야기 고마운 이야기 쓸려면 끝이 없을 거 같아 여기서 보고서를 마침니다.
보너스
특별히 장만한 신발입니다..
사진보다 더 이쁘다죠..ㅎㅎㅎ
2007.06.27. Tokyo에서..사야